해저면에 단단히 굳어진 퇴적층…리프팅 빔 설치 어려워

2014년4월16일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5명이 사망했다. [출처=해양경찰청]

 


세월호 인양이 또 연기됐다. 선미(꼬리 부분)들기 굴착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해양수산부는 늦어도 10월 말까지 선미 리프팅빔 설치를 모두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빔 설치 작업이 녹록지 않아 정확한 시점을 확답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태 해양수산부 세월호 인양추진단 부단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저면 굴착작업이 지연돼 선미 리프팅 빔 설치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7월 29일 크레인으로 뱃머리를 들어 리프팅빔 18개를 설치했다. 이후 지난달 9일부터는 해저바닥을 파서 8개의 리프팅빔을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선체 아래 해저면이 펄과 모래, 호박돌(지름 20~30cm) 등으로 구성돼 있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형태의 퇴적층이 존재한 탓에 리프팅빔 설치를 위한 굴착 작업엔 제동이 걸렸다. 
세월호 해저면 지질 현황. [출처=해양수산부]

 


이로써 지난 21일까지 선미 들기를 위한 해저 바닥에 설치된 리프팅빔은 단 하나. 

김 부단장은 "지난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질조사를 벌였지만, 선체 바로 아래의 지질 상태는 물리적으로 조사할 수 없었다"며 "굴착을 하기 전까지는 어떤 곳이 단단한 퇴적층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수부는 굴착 관련 전문가 TF를 구성하는 등 리프팅 설치 작업 기간 단축을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 '해저 쟁기'라 불리는 플라우를 비롯해 고압수를 해저면으로 뿌려 토사를 사방으로 불어내는 트렌져 등 각종 장비를 총가동할 계획이다. 초고압수로 지반 굴삭, 철판 절단, 연마 등에 활용되는 워터제트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리프팅빔 설치 작업 지연으로 세월호 인양 작업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김 부단장은 "빔 설치 작업이 녹록지 않아 세월호 선체 인양 시점을 정확하게 이야기할 순 없지만, 가능한 한 올해 안에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프팅빔 설치가 끝나면 수중에서 리프팅빔의 양 끝단에 연결한 와이어를 1만2000톤급 해상크레인에 연결된 리프팅 프레임과 연결한다. 이후 철제 받침대와 크레인을 연결하는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세월호 선체 전체를 들어 올려 플로팅 독(Floating dock)에 올린 뒤 사고 해역에서 100km가량 떨어진 목포 신항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된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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