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기네스 펠트로, 조니 뎁, 영국의 해리 왕자 등. 이들은 모두 노케미(No-Chemi)족이다. 화학물질 사용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화학물질을 거부하는 것은 노케미족 뿐만 아니다. 혹시 모를 화학제품의 피부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샴푸조차 사용하지 않는 ‘노푸(No-Poo)족’도 생겨났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화학물질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며 한국에서 노케미‧노푸족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선 가습기 살균제를 시작으로 화학물질과 관련한 문제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화장품과 물티슈, 공기청정기 및 에어컨 필터, 헤어에센스 등의 제품에서도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제품들에서 발견되고 있는 화학물질로 인해 공포감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이유는 국내에 살생물제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살생물제란 원하지 않는 유기체를 제어‧제거하기 위한 모든 제품으로, 농약과 같은 성분이지만 논‧밭에 쓴다면 농약이 되고, 다른 곳에 쓰인다면 살생물제로 분류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PHMG와 같은 성분도 이에 해당한다.

국민들의 건강이 보장받기 위해선 반드시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일례로 유럽에선 PHMG와 같은 성분을 단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시켰고, OIT를 배출한 3M필터도 미국에선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다. 

반면, 살생물제에 대한 법안은 화학물질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반대로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이다. 살생물제 법안이 만들어지면, 제품 출시 전까지 막대한 실험비 등 이전까지 필요하지 않았던 비용이 지출돼 경제적 부담이 늘어 반대하는 기업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제논리도 국민들의 건강 앞에 타협해선 안될 것이다. 기업들의 경제적 부담은 판매자의 당연한 책임이며 이를 회피하고, 국민의 건강에 대한 안정성을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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