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자생 어류 12종 유전자 표지 개발

점몰개

 


유전자 표지로 어류의 기원과 이동 경로가 밝혀졌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은 한강납줄개, 점몰개 등 멸종위기종‧고유종 어류 12종의 유전자 표지를 개발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들 종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알아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형태적 특징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생물종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유전자 표지를 이용해 과학적으로 추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전자 표지(genetic marker)는 생물종, 개체, 원산지 등을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 단편이다.

유전자 표지가 개발된 12종의 어류는 한강납줄개, 점몰개, 잔가시고기, 열목어, 칼납자루, 꺽저기, 묵납자루, 북방종개, 수수미꾸리, 쉬리, 돌상어, 감돌고기이다.

유전자 표지를 이용하면 형태적 특징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생물종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과학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한강에만 산다고 알려져 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한강납줄개가 충남의 대천천과 무한천에서도 서식하는 것을 발견하고 한강, 대천천, 무한천에서 사는 한강납줄개 세 집단의 유전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세 집단에서 총 8개의 유전자형(H1~H8)이 확인되었는데, H1 유전자형은 세 집단 모두에서 확인되었다.  
  
또 한강에 사는 집단에서는 H1, H6, H7 등 3개의 유전자형이, 대천천과 무한천에 사는 집단에서는 H1~H5, H8 등 6개의 유전자형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대천천과 무한천의 한강납줄개 개체들이 한강의 개체들에 비해 유전적 다양성이 높으며, 한강납줄개가 한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고황하 수계를 따라 한강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진은 경북 영덕 축산천 등 동해안의 남쪽 일부 하천에서만 산다고 알려졌던 고유종 점몰개가 상대적으로 북쪽인 강원도 고성 명파천과 경북 울진 평해 남대천에서도 최근에 발견됨에 따라, 기존 집단과 새로운 집단 간 유전적 구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새로운 집단과 기존의 경북 영덕 축산천과 오십천에 서식하는 집단의 유전적 구조가 매우 유사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동해안 하천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흐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인위적인 이입에 의해 영덕의 개체들이 고성과 울진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측했다.

아울러, 영덕 오십천에서는 점몰개의 근연종인 긴몰개와의 잡종이 확인되어 점몰개 순종의 자연집단이 감소하고 있음을 추정했다. 

긴몰개는 서․남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에 서식하는 종으로 인위적인 이입에 의해 동해안 하천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국내에 서식하는 종이라도 무분별한 생물종의 방류․방사는 자연집단의 고유성 감소와 생태계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잔가시고기, 열목어, 칼납자루, 꺽저기 등 그 외의 분석대상 어류 10종에서는 그간 알려졌던 수계별 유전적 특성이 잘 구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주요 생물자원의 유전자 다양성 연구 사업을 통해 앞으로도 자생 생물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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