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장애인 등만 허용... 사용규제가 보급확대 장벽

국제환경기술전에 출품된 LPG 자동차 [출처=대한LPG협회]

 


세계 각국에선 온실가스 저감 및 대도시 대기질 개선 등 친환경 추세에 맞춰 LPG 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LPG 차 기술력이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있지만 국내 LPG 차 시장은 침체에 빠져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글로벌 LPG 업계에 따르면 호주는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기존 휘발유나 경유차를 LPG로 개조시 2000 호주달러(한화 약 167만원), LPG신차를 구매시 1000호주달러(한화 약83만원)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했고, 영국도 LPG차량을 대체 연료 차량으로 지정, 휘발유·경유차보다 낮은 주행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같은 각국 보급정책에 힘입어 세계 LPG차 규모는 2000년 이후 매년 평균 9% 성장, 2000년 750만대에서 2014년 2515만대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국 LPG 차 보급 현황 [출처=대한LPG협회]

 


하지만 우리정부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LPG차를 장애인 차량과 렌터카, 택시 등으로 제한해 세계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일반인이 승용차로 LPG 차를 사용할 수 없고 택시, 장애인·국가유공자, 하이브리드·경차·RV 등 일부 계층 및 차종만 사용할 수 있다. LPG 차 규제에 대한 문제는 국회 환노위 등에서 여러번 언급됐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등 일부 부처에서 세수, 안전성, 환경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기술력을 앞세워 LPG차 판매 1위를 지켜왔던 우리나라는 2010년 터키에 1위를 내줬고, 현재는 4위로 추락한 상태다.

또한 국토교통부 연도별 LPG 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PG차 보급대수는 227만5661대로, 2014년 235만5011대보다 약 8만대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소 대수는 2012년 1만1000여대, 2013년 2만2000여대, 2014년 5만5000여대로 매년 줄어들어 감소폭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킴벌 첸 세계LPG협회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오토가스 서밋'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LPG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 LPG차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와 반대로 활력을 잃고 침체 중이라 안타깝다"며 "한국 정부의 규제로 LPG차에 진입장벽이 생기면 소비자들은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성만을 이유로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차를 선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도별 LPG차 등록 추이 [출처=대한LPG협회]

 


특히 업계는 LPG 차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전기차와 달리, 보급확대가 바로 가능한 '친환경차'라는 점을 들어 보급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LPG 차는 미세먼지(PM10) 배출량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의 30분의 1에 불과해 친환경성이 우수하다. 지난해 환경부 차량 배출가스 등급 조사 결과, 연료별 평균등급은 LPG차 1.86, 휘발유차 2.51, 경유차 2.77로, LPG차량의 평균 배출가스등급이 가장 우수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완성차 업체 동일 대표차종으로 LPG 차와 휘발유 차를 비교한 결과, 유해 배출가스가 27~94%, 이산화탄소가 약 17% 낮게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LPG 차는 대기오염의 주요원인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클린디젤이라고 홍보한 유로6 경유차보다 88~96% 적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협회 측은 "다른 나라는 자동차 기술과 충전 인프라 구축이 안 돼 LPG차를 늘리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 우리나라는 규제 때문에 LPG 수요가 늘지 못한다"며 "LPG자동차에 대한 사용제한은 전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도 역행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에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PLi 시스템 [출처=대한LPG협회]

 


한편 국내 LPG 기술력은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LPI엔진 상용화에 성공했고, 4세대 LPG 직접분사 엔진도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등 세계 LPG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업계에서도 지난해 LPG 차량 품질을 높이기 위해 도넛형 연료탱크를 개발, 트렁크 공간을 40%까지 높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hypark@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