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직립방식, 안전하면서도 빨라" - "중요 증거물인 선체 훼손은 절대 안 돼"

지난 2014년 4월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세월호가 인양 뒤 해체된다. 정부가 세월호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 인양한 뒤 객실 부분을 절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와 유가족들이 반발해 세월호 인양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 정리 방식으로 채택한 '객실 직립방식' 과정도. [출처=해양수산부]

 


◇ 세월호 선체정리…해수부는 왜 ‘객실 직립방식’을 선택했나?

해양수산부는 세월호가 눕혀진 상태에서 객실 구역만 분리해 바로 세운 뒤 작업하는 '객실 직립방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세월호 선체를 인양한 뒤 3층으로 된 객실 부위만을 절단해 세우고, 이후 인력을 투입해 내부를 수색하고 잔존물 등을 정리하겠다는 얘기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달 27일 관련 분야 전문가 8명이 참여하는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 왔다. 

검토 결과 채택된 방식은 객실 직립방식. 

해수부는 “미수습자 수습의 적합성과 작업 기간, 선체 손상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객실 직립방식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미수습자 수습에 60일 정도 소요돼 가장 신속하면서도 안전한 수습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객실 분리 과정에서 수평 92m, 수직 8.8m인 화물칸 3개 층은 동시에 절단된다. 

해수부는 그러나 “절단되는 부분이 외벽이고 사고 당시 이미 대부분 영상으로 공개된 바 있어 작업 전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사고 원인 조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체 정리 방식에서 제외된 수중 직립방식 과정도. [출처=해양수산부]

 


◇ 수직·육상 진입방식·수중 직립방식, 선체 정리 방식서 제외된 이유는?

객실 분리 없이 수직으로 선체에 진입해 수습하는 수직 진입방식, 선체 전체를 육상에서 바로 세우는 육상 직립방식, 선체 전체를 수중에서 바로 세우는 수중 직립방식 등은 미수습자를 온전하고 신속하게 수습하기에 현실성이 떨어지고, 선체 손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제외됐다. 

구체적으로 수직 진입방식은 일시에 대규모 절단은 피할 수 있지만, 미수습자 수습에 120일 정도 소요되고 작업자 진입이나 화물 반출을 위해 중·대규모 천공이 다수 수반돼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 방식은 추가로 구멍을 뚫거나 내부 격벽을 제거할 때 절단면이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크고, 선체가 옆으로 누워있어 작업여건도 열악해 작업자의 안전사고나 일정 지연 등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육상 진입방식은 이론적으로 구조적 손상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미수습자 수습에 최소 150일, 선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외판을 절단하고 화물을 반출하는 작업도 최소 78일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립 과정에서 128가닥의 와이어로 인해 객실부가 손상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1대밖에 없는 최대 규모 장비를 동원해야 해 작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수습 기간이 약 163일 정도 걸리는 수중 직립방식은 육상 직립방식보다 동원 장비의 규모가 작다. 또 사전 화물 반출 작업도 불필요하다. 

하지만 미수습자 유실을 막기 위한 준비 기간이 91일로 긴 편이며, 와이어로 인한 객실부 손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중의 기상 상황이 3개월 이상 양호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도 한계로 지적됐다. 

지난해 10월 세월호가족감시단이 전남 진도 앞 바다에 걸어놓은 플래카드. [출처=세월호 참사 가족대책협의회]

 


◇ 해수부 “유가족·특조위 반대에도 객실 직립방식 추진 계획”

해수부는 지난 5월 정리용역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고 6월15일 객실 직립방식을 제안한 '코리아쌀베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특조위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설명회를 열었다. 

연영진 해수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눕혀진 세월호는 아파트 9층 높이(22m)의 수직 절벽과 같은 형태이다”며 “2년 반 동안 침몰 상태로 있어 붕괴 또는 함몰 우려가 있어 수습작업을 하기 매우 열악한 여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연 단장은 “인양의 목적이 미수습자 9명을 안전하면서도 빨리 찾는 데 있어 객실 직립방식을 선택했다”며 “인양 후 선체 보존과 같은 문제들은 추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유가족 7명을 상대로 세월호 선체정리 기술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유가족들은 “중요 증거물인 선체 훼손은 절대 안 된다”라며 “선박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 이나 육상에서 바로 세우는 방법 등의 대안을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유가족이나 특조위는 객실 직립방식을 반대하고 있지만, 미수습자 가족들과는 이미 이야기가 끝난 상황이다”며 “여러 가지 방식을 두고 전문가들이 한 달여간 검토했기 때문에 이 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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