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주민들과 공감대 형성 후 복원 추진...대구수목원·운천저수지·수원천 등도 회복사례

옹벽 철거 전(왼쪽)과 후.[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설치한 해안옹벽을 철거한지 3년만에 해안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박보환)에 따르면 옹벽을 철거한 뒤 해안지형은 모래퇴적량이 계속 늘어 현재 15㎝ 이상 쌓였고 과도한 개발로 멸종위기에 처한 표범장지뱀이 130마리나 증가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3년 태안해안국립공원 바람아래 해변에 위치한 273m(1611톤) 높이의 콘크리트 해안옹벽을 철거하고 친환경 복원시설인 모래포집기(505m)를 설치한 후 지속적으로 관찰해 왔다.

공단 관계자는 “콘크리트 옹벽이 바다와 육지 사이의 모래흐름을 차단하고 파도 세기를 강화해 해안침식을 가속화하며 생태계 환경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전문가 그룹의 의견이 있었다”고 옹벽 철거 배경을 밝혔다.

해안지형은 복원 직후에는 모래 두께가 10cm 이하로 침식됐으나 3년이 지난 현재는 모래가 15cm 이상 쌓였다.

모래 이동도 활발해지면서 아까시나무, 띠 등 육상식물이 주로 보였던 지역에 갯그령, 통보리사초 등 염생식물의 서식면적이 92㎡ 이상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범장지뱀.[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표범장지뱀의 개체군이 복원 전인 2008년 당시 650마리에서 2016년 787마리로 최대 130마리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표범장지뱀은 타 지역에도 분포하고 있지만 태안해안 바람아래 해변처럼 500개체 이상이 집단 서식하는 지역은 드물다는 게 공단측 설명이다.

공단은 해안옹벽 철거를 준비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먼저 전문가, 지자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자문협의회를 구성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후 복원사업을 추진했던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배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이사는 “앞으로도 해상·해안공원 내 기능을 상실하거나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인공구조물을 철거하는 등 적극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해 국립공원 생태계 건강성과 국가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개발과 오염물질 배출로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한 사례는 태안해안 외에도 여럿 있어 왔다.

대구광역시는 1985~1990년까지 쓰레기매립지로 사용된 24만6503㎡ 규모의 공간에 인근 지하철 공사장 잔토를 가져다 약 7~8m로 쌓아 지역의 자생식물과 약용식물 등 식물을 전시하는 대구수목원을 조성했다. 이후 서식식물이 30여종에서 1000여종으로 크게 늘었고 휴일 1000여명이 방문하는 주민생태교육장 및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운천저수지는 주변의 금호·상무지구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한 생활오수 유입으로 수질오염이 심화해 악취가 진동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물순환장치 설치와 조류 및 오염물질 직접제거 등 적극적인 수질관리로 저수지 자정능력이 회복되면서 연꽃이 만발하고 해오라기, 왜가리, 쇠물닭 등 많은 조류가 서식하는 도심지생태공원으로 변화했다.

이밖에도 경기도 수원의 화성을 관통하는 수원천은 상류의 문암골과 연결 이후 문암골 반딧불이서식지 - 광교저수지 - 수원천으로 이어지는 생태축(軸)이 연결되고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나 어린이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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