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 사프달 "5년간 문제해결 지연한 점 사과"...추가조사 의결, 내달 영국 본사 방문키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옥시제품

 


가장 많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옥시, 현 RB코리아)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시종일관 ‘모르쇠’로 대응했다. 특위는 추가 현장조사에서도 옥시가 불성실한 답변을 지속할 경우 조사 방식을 비공개에서 공개 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28일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특위 측은 가습기살균제 가해자로 지목된 옥시 본사(서울 여의도)를 방문해 약 3시간 동안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특위 위원들은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인지 시점과 실험결과 고의 은폐·조작 여부, 영국 본사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지만 옥시 측은 답변을 회피하거나 부인했다. 다만 영국 본사가 옥시를 인수할 당시 제품에 대한 안전성 재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시인했을 뿐이다.

하지만 옥시는 이마저도 규정을 들먹이며 발을 뺐다는 평가다.

아타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는 “살균제가 국내에서만 판매됐기 때문에 영국 본사는 제품에 대해 자세한 규정이 없다”며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폐 섬유화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뒤에야 영국 본사도 유해성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옥시 측은 질병관리본부 발표 이후 진행한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독성 연구 결과를 고의로 은폐·조작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아타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을 인지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문제 해결을 지연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아타 대표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위 조사 과정에서 옥시가 시험 결과를 은폐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이 폐뿐 아니라 간 등 다른 장기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시험결과서를 받고도 승인을 보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옥시로부터 흡입독성 시험을 의뢰받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독성이 확인된 결과가 나오자 조사를 중단시키고 결과를 은폐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가습기 살균제 원료 공급업체이자 제조사인 SK케미칼과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계열 살균제를 판매한 애경·이마트도 현장조사를 받았다.

이들 업체들도 서로 책임을 미루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 원료에서 새로운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와 독성 재평가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위 위원인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애경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인 SKYBIO FG (방부제)에 새로운 독성물질인 디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린(DCMIT)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위는 옥시의 비협조적인 답변과 주요 자료 제출 거부 등을 이유로 추가 조사를 의결했다. 아울러 다음달 22일 영국 현지에 나가 옥시 본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주한영국대사를 만나서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한편 정부가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1차 피해 접수자 530명 가운데 221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으며 이 중 9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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