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NEW 제공

 


영화 ‘부산행’의 변칙 개봉이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오는 20일 첫선을 보이는 ‘부산행’(투자·배급 NEW)은 개봉에 앞서 15~17일까지 3일간 ‘유료 시사회’를 통해 관객을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입소문에 힘입어 여름 시장을 탈환하겠다는 목적이다. 

그 결과 영화를 개봉하지 않고도 박스오피스 수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 ‘부산행’의 예매율은 13일 오후 기준으로 CGV와 메가박스에서 각각 31%와 33%로 1위를 차지했다. 롯데시네마에서도 19.4%로 예매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예매율은 일반적으로 개봉을 이미 시작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다. 분명 유료 시사회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따라 중∙소규모 배급사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개봉 예정일 이전에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는 ‘부산행’이 금·토·일 황금 시간대인 오후 2~7시에 극장가를 휩쓸게 되면서 나머지 영화들이 자연스레 밀려났다. 대형 배급사에 큰 영화관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고 호소했다. 

그렇다면 영화 배급사가 이러한 논란에 휩싸이면서까지 굳이 변칙개봉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목적은 영화관의 전성기인 여름 시장을 잡기 위해서로 보인다. 

‘부산행’의 투자·배급사인 ‘NEW’ 관계자는 “여름 시장이 워낙 크다보니 마케팅 차원에서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게 됐다”며 “변칙 개봉이라는 말이 있지만, 앞서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부산행’을 본 영화 관계자분들의 ‘유료시사회’에 대한 니즈(needs·요구)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유료 시사회’는 일반 영화 관람과 사실상 다를 바 없다. 같은 가격으로, 동일한 예매 시스템을 통해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차이점을 꼽자면, 한 영화관 당 개봉 횟수가 제한돼 있다는 정도다. ‘부산행’의 배급사에 따르면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는 3일간 한 영화관 당 8회 이상 ‘부산행’을 상영할 수 없다. “너무 많은 관에 개봉해도 영화 홍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영화 배급사가 밝힌 이유다. 

하지만 대형 배급사의 과다한 홍보 욕심은 결국 영화계의 물을 흐리고 말 것이라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배급 관계자는 “'부산행'이 주말 유료 시사를 해서 재미를 보면, 그 다음 주 개봉인 CJ엔터테인먼트의 '인천상륙작전'도 따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곧 개봉할 '터널'이나 '덕혜옹주'도 마찬가지로 변칙 개봉을 노리면서 결국 대형 배급사들이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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