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협약 제52차 상임위원회, 우리나라 22번째 람사르 습지로 동천하구 인정

지난해 강원도 영월군의 '한반도습지'와 제주도 '숨은물뱅듸' 두 곳이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는 전남도 순천시의 '동천하구'가 새로이 지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스위스 글랑에서 개최된 람사르 협약 제52차 상임위원회에서 동천하구가 람사르 습지로 공식 등록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람사르 습지는 모두 22곳으로 늘었다.

순천 동천하구 위치. 출처=환경부

 


22번째 람사르 습지인 순천 동천하구, 어떤 곳?

이번에 신규 지정된 순천 동천하구 습지는 순천만 갯벌과 함께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철새 서식지다. 환경부가 지정·관리하고 있는 22곳의 국내 습지 보호 지역 중 가장 많은 조류가 도래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곳을 서식지로 삼는 조류는 237종이다. 213종이 서식하는 창녕 우포늪이나 187종이 서식하는 한강하구 습지보다도 더 많다.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관리 중인 조류도 34종에 달한다.

순천 동천하구 습지의 면적은 539.9㏊로 전체 습지 보호 지역 중 4번째로 큰 규모다. 논 습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특히 인근 순천만 습지와 주변 농경지를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논 지대는 조류가 먹이 활동을 하는 중요한 지역 중 하나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순천만 연안 습지와 동천하구 내륙 습지가 연계하는 보호 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천 동천하구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갯게,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새매. 출처=환경부

 


람사르 습지 지정, 어떤 효과 있을까

순천 동천하구습지는 지난해 12월24일 국가 보호 습지로 지정된 곳이다. 이번에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면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도 인정 받았다.

그렇다면 국가 보호 습지나 람사르 습지 지정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출입 통제 등의 관리가 가능한만큼 서식하는 생물들이 그만큼 늘어난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습지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4년 한 해 동안 한반도습지의 생물상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가 국가 습지 보호 지역 지정 전보다 3배 늘었다.

지난해 5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강원도 영월 한반도 습지. (자료화면)

 



당시 조사 결과 멸종위기종 12종을 포함해 육상과 수생태계에서 871종의 생물들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Ⅰ급 1종과 Ⅱ급 11종이다. Ⅰ급은 수달이며 Ⅱ급은 묵납자루, 돌상어, 구렁이, 흰목물떼새, 담비 등이다. 

이는 습지보호지역 지정 전인 2009년 조사 결과와 대비된다. 당시 조사에서는 수달과 묵납자루, 돌상어, 붉은배새매 등 4종의 멸종위기종만이 확인됐다. 최상위 포식자인 담비 등의 서식은 습지 보호 지역 지정 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다.

생물종 보전과 함께 관광 효과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순천만 습지의 경우 2006년 람사르 습지 지정 이후 순천시의 홍보 효과 등으로 관광객이 대폭 늘었다.

최 과장은 "이번에 지정된 동천하구의 경우 상당 부분이 사유지인 논인데, 순천만의 성공 사례 때문에 람사르 습지 지정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었다"고 말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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