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염생식물 10종 봄철 발아 사진 공개

#여러 식물 중 유독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이 있다. 해안가의 경우 모래가 많은 데다가 바닷물 덕분에 땅이 소금기까지 머금는다. 그만큼 일반 식물이 자라기 힘든 척박한 이 곳에서도 잘 자라는 이들을 통칭해 '염생 식물'이라 부른다.

그 중 '통보리사초'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염생 식물이다. 모래가 계속해서 쌓이는 곳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땅 깊이가 불과 1.5m조차 되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라난다.

이들은 이렇게 자라나서 해안가에 사는 생물들의 서식처 또는 은신처 역할을 맡는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중 하나인 '흰발 농게'나 '표범 장지뱀'도 이러한 염생 식물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몸소 '공존'을 보여 주는 이들 염생 식물은 국내에 94종 정도가 보고돼 있지만 보호 대상은 아니다.

염생 식물 '통보리사초' 출처=국립공원연구원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태안 해안 국립공원 내 모래 언덕과 갯벌에서 염생 식물이 돋아나는 장면을 촬영해 8일 공개했다. 봄철을 맞아 모래 위로 솟아 오른 식물들이다.

이번에 촬영한 염생 식물은 통보리사초를 비롯해 ▲갯그령 ▲사철쑥 ▲갯씀바귀 ▲갯완두 ▲해홍나물 ▲서양갯냉이 ▲갯방풍 ▲갯질경 ▲퉁퉁마디 등 10종이다.

이들은 강한 바람과 햇빛, 사막처럼 건조한 지표면과 소금 성분이 담겨 있는 지하수 속에서 생활하는 대표적인 식물들이다. 대신 살아 남기 위해 키가 작고 누워서 자란다. 또한 잎 등에 물에 녹지 않도록 해 주는 '큐틴질'과 같은 성분을 지니고 있다.

염생 식물은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는 서식지나 은신처 역할을 해 준다. 여기에 더해 바닷물로 침식되는 연안의 원충제 역할도 맡는다. 여기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오염 물질을 일정 부분 정화하는 역할까지 한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잡초'로 인식돼 있다보니 서식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훼손이 우려되는 '갯방풍' 출처=국립공원연구원

 

특히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생약이나 나물로 이용돼 온 미나리과의 '갯방풍' 등은 대표적인 훼손 우려종이다. 무분별한 채취 등의 문제 때문이다.

신용석 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염생 식물은 연안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기후변화나 바닷가 환경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종이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식물"이라며 "서식지 보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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