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재생센터 에너지 자립률 51%대로 전국 1등,, 환경부 2030 목표치 벌써 달성해

서울 서남물재생센터 소수력 발전기. 출처 =서울시

 


오물 등으로 더럽혀진 하수도 물을 깨끗이 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있다. 하수 처리장 또는 순화해 '물 재생 센터'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물을 재생하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게 있다. 바로 에너지다. 설비를 돌리기 위한 전력 등이 필요한 것. 더러운 물을 깨끗한 물로 만드는 비용은 공짜가 아니다.

전국 수 백 개에 달하는 이 하수 처리장 중 가장 큰 용량을 차지하는 곳은 서울시 소재의 하수 처리장 4곳의 경우 연간 12만 7,000환산톤(toe)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난지물재생센터, 서남물재생센터, 탄천물재생센터, 중랑물재생센터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곳에서 물을 처리하기 위한 12만 7,000환산톤이란 에너지량은 110만 가구가 매일 6시간씩 형광등을 켤 수 있는 수준과 비등하다. 또는 연비가 12㎞인 차량 1,000대가 10만여㎞를 가는 것과도 맞먹는 양이다.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얘기다. 

서울시 소재 4곳의 하수 처리장이 쓰는 에너지량을 돈으로 환산하면 약 685억 원. 시민들이 하수를 버리면서 내는 돈이다. 이를 아낄 방법은 없을까.

다행히도 정답은 '있다'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이 4곳의 하수 처리장은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51.6%를 자립했다. 돈을 내고 쓴 에너지량은 48.4% 수준이다.

서울시 물 재생 시설 관계자는 "하수 정화에 필요한 연간 12만7000톤의 에너지 가운데 6만5700톤의 에너지를 자가적으로 생산했다"며 "354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자립률이 50.0%를 넘긴 하수 처리장은 전국에서도 서울시 소재 4곳이 유일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서울시의 하수 처리장들은 하수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정제해 에너지로 재사용했다.

또 한강으로 배출하는 방류수의 열을 회수해 지역 난방에 활용했다. 아울러 하수 찌꺼기를 돈을 주고 다른 곳에 매입하는 방식 대신 자체 건조 시설에서 말린 뒤 화력발전소 연료와 시멘트 원료로 판매했다. 그만큼 비용도 아끼고 에너지 재생산도 실현했다.

이처럼 하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폐기물을 연료화하는 등의 사업을 펼친 결과는 50.0%의 에너지 자립률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수 처리 시설 전체 소비 전력의 48.9%를 차지하는 송풍기와 관련해 노후 장비의 성능을 개선했다"며 "또한 하수 처리 자동화를 도입하는 등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시설 정비 과정을 거쳤다"고 부연 설명했다.


물재생센터 에너지 생산 과정. 출처=서울시

 


덕분에 온실가스 발생량도 줄였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록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발생량은 줄어 든다. 서울시 관계자는 "연간 3만 5,000톤 분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도 봤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하수 처리장의 자립률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체 연료로 활용 가능한 하수 찌꺼기 건조 시설을 오는 2018년까지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또 소수력 발전 설비 설치 등을 통해 자체 전기 생산도 확대한다. 여기에 송풍기 성능을 개선하고자동화 사업 등 각종 시설 정비를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환경부는 ‘하수처리시설 에너지 자립화 기본 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 하수 처리장의 에너지 자립률을 50.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시는 15년 앞서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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