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매개 질병 대응 위한 '야생동물질병 전문위원회' 발족

'지카 바이러스' '메르스' '에볼라' 'SFTS(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AI(조류 인플루엔자)'

우리 귀에도 익숙한 이 질병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질병이라는 점이다.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이집트 숲모기'가, 메르스는 낙타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에볼라는 '과일 박쥐'가 전파하고 SFTS는 '작은 소참 진드기'한테 물렸을 때 감염된다. AI는 감염된 새를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집트 숲모기' '작은 소참 진드기' '과일 박쥐' '낙타' 출처=환경TV DB·픽사베이

 

이같은 '인수 공통 감염병'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인 대책 기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7일 '야생동물 질병 전문위원회'가 발족한 것도 그 이유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야생동물 질병 전문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 등 심각한 야생동물 질병이 발생할 경우 역학조사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게 목적인 조직이다.

때문에 구성원도 야생동물 질병 전문가, 수의학 전문가, 환경 미생물학 전문가 등 다양한 전공 분야 인원으로 구축됐다. 정부와 학계, 산업계 소속 22명의 전문가가 첫 구성원이다.

위원장은 신남식 서울대 교수와 최경희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건강연구부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앞으로 야생동물 질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수시로 위원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맡게 된 인물들이다.

아쉬운 점은 야생동물을 매개로 한 질병 대응을 위해 필요한 연구 시설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같은 연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시설은 국립환경과학원 내에 위치한 '생물안전 연구동'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 시설은 인체에 위험성이 상당한 질병을 이용한 실험이 가능한 수준인 생물 안전 3등급 시설이다.

3등급 시설의 경우 고병원성 AI나 브루셀라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 가능하지만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이 명백하고 전염성도 높은 에볼라 등의 질병을 연구하기는 힘들다.

이같은 연구를 하는 데는 4등급 시설이 필요하다. 국내에는 현재 없는 시설이다.

이에대해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사실 대부분의 질병은 3등급 시설에서도 할 수 있으며 치료제가 없는 질병 등 4등급 시설에서만 연구할 수 있는 질병은 극히 적은 수준"이라며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현재 4등급 시설을 시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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