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곳이...우리 동네 자락길은 어디?
주부 차 모씨(53세·여)는 젊은 시절 솔향 같은 숲 내음이 좋아 산을 자주 찾았다. 하지만 십여년 전부터 시작된 류마티스가 몇년 전부터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산을 오른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으로만 남게 됐다.
그런 차씨가 얼마 전부터 다시 산을 찾는 일이 잦아 졌다. '자락길'을 알게 된 후 일어난 변화다.
산자락의 자락을 뜻하는 '자락길'은 경치가 아름답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주택가 인근 산자락에 평균 경사율 9% 이내로 데크 산책로를 조성해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쉽게 산을 오를 수 있게 만든 산책로로 장애가 없다는 뜻에서 '무장애(無障礙) 숲길'이라고도 불린다.
현재 서울시에는 동작구, 서대문구 등 15개 구, 16개 산에 이런 자락길이 조성돼 있다.
이가운데 특히 이용하기 쉽고 아름다운 대표적 자락길은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과 동작구 서달산 자락길이 꼽힌다.
안산 자락길은 전국에서 최초로 조성된 순환형 무장애 숲길이다. 이 길에는 아카시아 숲, 메타세쿼이아 숲, 가문비나무 숲 등이 7km에 거쳐 이어져 있어 숲 속 향기와 피톤치드 향을 마실 수 있는 힐링 숲길로 유명하다.
동작구 서달산 자락길은 한강을 시원하게 보며 걸을 수 있는 숲길이다. 이 길에는 잣나무 길과 피톤치드 숲이 있어 숲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주변에는 국립 현충원과 역사가 깊은 달마사 등이 위치해 있다.
험하고 경사가 심한 등산로가 대부분인 숲길은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산책하기 불가능했는데 자락길이 이런 갈증을 얼마간 해소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구로구 능골산 자락길 등 6개의 자락길을 추가로 조성해 16개 자치구에 21개 길로 총 32.4km 구간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시는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민 노약자들이 자락길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 자락길 안내장'을 배포하기로 했다 .
안내장에는 서울시 자락길 16개에 대한 특징과 지도, 찾아가는 방법, 장애인 주차장 유무 등이 자세히 수록되는데 서울시청 시민청과 각 구청 시민 봉사실, 동 주민센터, 장애인 복지시설, 노인복지센터 등에서 구할 수 있다.
또한 장애인들이 숲길 산책에 참여할 수 있게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숲 속 걷기 행사'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요즘 걷기 열풍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이나 노인, 유모차를 이용하는 유아 및 임산부 등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었다"며 "봄꽃이 어우러진 숲 속을 편안하게 걸으며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자락길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관련 추가 정보는 서울시 홈페이지나 02-2133-2163~2164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hypark@eco-tv.co.kr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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