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115차 회의 통해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 최종 심의·의결

우리나라에 22번째 국립공원이 생긴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걸쳐 있는 태백산이 그 주인공이다. 2013년 3월 광주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3년여 만의 추가 지정이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15일 오후 제115차 회의를 개최하고 70.052㎢ 규모인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지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 (촬영=김명운)

 


강원도, 3수만에 태백산 국립공원으로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불릴 정도로 생태 및 자연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평가받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태백산은 이미 지정된 17곳의 육상형 국립공원과 비교해 자연 경관 자원 가치는 9위, 생태계 가치는 11위, 문화 경관 자원 가치는 12위 수준이다.

게다가 남북한을 잇는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위치해 아래로 지리산까지 뻗어가는 정맥의 교량 역할을 하는 산이라는 점도 중요한 부분이다. 국립공원 지정 추진의 배경이다.

하지만 그 동안은 주민들의 반대로 국립공원 지정이 쉽지 않았다. 강원도는 1999년과 2011년에 두 차례에 걸쳐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신청했지만, 지역민의 반대로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지역민들의 반대 이유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들은 국립공원 지정을 '규제'로 바라봤던 과거 인식이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국립공원의 경우 개발 행위 등이 제한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지역 개발에 불리하다고 인식했다는 것.

태백산 정상의 주목 군락지. (촬영=김명철)

 

하지만 이러한 지역민들의 반대 여론은 세 번째 국립공원 지정 추진에서는 사라진 모습이다. 환경부는 '국립공원'이라는 브랜드가 지닌 가치에 대한 인식이 퍼지면서 지역 사회의 반대 여론도 잠잠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그 동안 정부의 공원 정책이 규제 위주이다 보니 서비스 개념이 없었고 그래서 지역민들이 싫어했던 것"이라며 "현재의 정부 정책은 지역민에게도 도움이 되고 국민들에게도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탐방로 정비 등을 통해 탐방로를 서비스하면서도 탐방 불가 지역을 정해 보호하는 방식"이라며 "그러다보니 국민의 만족도가 높아져 방문객도 많아졌고, 지역민들도 보전하면 돈이 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태백산 국립공원 지정 구획. (출처=환경부)

 


22번째 국립공원 태백산, 어떤 산인가

이번에 새로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 국립공원 구역은 위로는 삼척시의 대덕산부터 태백시의 함백산, 수리봉 등을 거쳐 경북 봉화군 소재 깃대배기봉까지다. 강원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을 당시 면적(17.440㎦)보다 네 배 정도 넓은 부지다.

태백산의 가치는 크게 야생생물 서식 현황과 자연 경관 자원, 문화 경관 자원 등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해 살펴 볼 수 있다.

우선 야생생물의 경우 모두 2,637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류별로는 식물류 1,164종과 포유류 29종, 조류 84종, 양서·파충류 21종, 곤충 1,216종 그리고 어류 12종과 저서성 대형 무척추 동물 111종 등이다.

이중 법정 보호종인 멸종위기종은 26종, 천연기념물과 희귀식물은 각각 10종과 80종이 서식한다.

한강 발원지인 태백산 검룡소. (촬영=조용철)

 

식물의 경우 '개병풍' '기생꽃' 등의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됐으며, 포유류 중에서는 여우와 산양, 담비 등 7종이 서식 중이다. 어류 중에서도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열목어가 확인됐다.

자연 경관 측면에서는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인 금대봉 생태경관 보존 지역이 있다. 또한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의 경관도 일품이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도 태백산 관내에 소재한다. 여기에 주목 군락지도 주목할 만한 자연 경관 자원이다.

문화 경관 차원에서는 10종의 천연기념물과 중요 민속 문화재로 지정된 태백산 천제단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태백산 천제단. (촬영=조용철)

 


태백산국립공원, 추가 국립공원 지정 기폭제 될까

이날 최종적으로 국립공원에 지정되기는 했지만 국립공원 지정 고시는 오는 8월 22일쯤이 될 예정이다. 태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설치를 완료하고 개소식을 갖는 시점이다.

개소 이후부터는 천제단이나 검룡소, 금대봉 야생화 군락지 등의 명소를 중심으로 구성한 탐방 콘텐츠 등을 태백산을 찾는 국민들에게 제공하게 된다. 대신 주목 군락지 등이 위치한 정상 지역은 보호하는 형태로 운영한다는 게 환경부의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멸종위기종 보존을 위해 서식지 파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자연 자원 조사를 올해 하반기 중 실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서식지가 훼손된 곳은 복원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이같은 운용 계획과는 별도로 태백산국립공원의 지정이 현재 육상형 및 해양형 국립공원 승격을 추진 중인 각 지자체에게 기폭제가 될 지도 관심사다. 20번째 국립공원인 월출산 국립공원이 1988년 지정된 이후 25년만에 21번째로 무등산이 지정됐는데, 22번째 지정까지는 불과 3년이 걸렸기 때문.

정 차관은 "현재 대구 팔공산이나 제주도 등 해양 지역에서 갯벌국립공원 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자연 자원일수록 그대로 방치하기보다는 관리를 통해 훼손을 막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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