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환노위 야당 목소리 세질듯

4.13 총선 결과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제19대 상임위 중 환경과 노동 분야 정책을 다루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희비도 여야가 엇갈리고 있다.

19대 국회 후반기 환노위는 여당 의원 8명과 김영주 위원장을 포함해 야당 위원 8명 동수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여당 의원은 8명 가운데 4명이 출마해 2명이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여당 환노위원 8명 가운데 2명만 20대 국회에 살아서 돌아온 셈이다.

반면 야당 의원의 경우 8명 가운데 장하나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이번 총선에 출마해 출마자 가운데 은수미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생환했다. 8명을 기준으로 여당의 3배에 해당하는 '생환율'이다

여야를 모두 아우를 경우 전체 16명의 환노위원 가운데 8명이 당선됐으니 절반이 생환한 셈이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이들 생환한 여야 의원들이 다시 환노위로 들어갈 경우 '한번 해봤기 때문에' 더욱 막강한 화력을 뿜어낼 것이란 전망이다.


후반기 환노위 새누리당 의원, 8명 중 2명만 살아 남아

제19대 국회 후반기 환노위 소속 8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총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우선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환노위에 상주하며 재활용 관련 법안 발의 등 활발한 활동을 했던 최봉홍 의원은 고심 끝에 불출마를 결정했다. 제19대 국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던 이자스민 의원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출마하지 못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자도 나왔다. 민현주 의원과 양창영 의원이다. 이렇게 총선 대진표가 짜여지기 전까지 여당 환노위원 가운데 절반이 무대에조차 오르지 못한 채 '컷오프'됐다.

나머지 후보들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4.13 총선 투표 집계 결과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과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만 승리를 거뒀다.

새누리당이 노동 개혁 5대 법안 통과를 위해 저격수로 투입한 역전의 노장 이인제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이번 선거에서 '안희정의 남자' 김종민 더민주당 후보에게 발목을 잡히며 7선 고지를 밟지 못했다.

김용남 의원 역시 경기 수원시병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김영진 더민주당 후보에게 득표율 7.8%p 차이로 패배했다.

결국 19대 환노위 8명의 여당 현역 의원 중 권성동, 이완영 의원 단 두명만 살아서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야당 '약진'…후반기 환노위 소속 8명 중 6명 재입성

야당 후보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탈락한 장하나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더민주당 6명과 정의당 1명이다.

이들은 이번 4.13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 등의 바람을 업고 대부분 승리했다.

후반기 환노위 위원장을 맡은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구갑)은 당초 열세라는 판세 분석과 달리 대항마인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를 5.5%p 차이로 여유있게 제치고 금배지를 사수했다.

야당 간사를 맡았던 이인영 의원(서울 구로구갑)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같은 서울 지역구에 출마한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구을),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구병)도 '야풍(野風)'을 타고 당선됐다. 국회 부의장인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 동안구갑) 역시 승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만 경기 성남 중원구에 출마한 은수미 의원은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에게 득표율 38.9% 대 43.4%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정의당 대표를 맡고 있는 심상정 의원(경기도 고양시갑)은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를 맞아 거의 20.0%p 가까운 득표율 격차를 보이며 여유있게 당선됐다. 이로써 진보정당 출신으로는 최초의 3선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기 환노위 출신의 성적표도 마찬가지…여당보단 야당이..

19대 국회 전반기 환노위의 경우도 야당 우세 경향은 그대로였다. 전후반기 일부 중복되는 의원을 감안해도 여당은 8명 가운데 2명만 살아 돌아온 반면, 야당은 8명 가운데 4명이 생환했다. 

전반기 환노위에서 여당 간사를 맡았던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구을)은 진성준 더민주당 후보를 맞아 7.0%p 이상의 득표율 격차를 보이며 3선에 성공했다.

반면 아내인 아나운서 김경란씨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경기 수원시을에 출마한 김상민 의원은 백혜련 더민주당 후보에게 두 자리수 득표율 차이로 패배했다.

서용교 의원은 지역구인 부산 남구을에서 박재호 더민주당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주영순 의원은 새누리당이 열세인 전남 영암무안신안에 출마해 박준영 국민의당 당선자와 서삼석 더민주당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야당의 경우 전반기 환노위 야당 간사를 맡았던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구을)은 강창규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제20대 국회의원 고지를 밟았다. 김경협 의원(경기 부천 원미구갑) 역시 최종 개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후반기에도 환노위원을 지낸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더민주 한정애 의원도 꿋꿋이 살아 돌아왔다.

 

19대 국회 당시 여대야소 정국에서도 야당이 나름 강력한 목소리를 냈던 환노위가 20대 국회에선 환노위 출신 야당 의원들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생환한데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환경과 노동 관련 야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내셔널 트러스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는 "현 정부가 환경이나 노동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상당히 보수적이고 환경 분야나 노동 분야의 이익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야당이 현 정부가 해결하지 못했던 노동 환경 문제를 잘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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