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거의 없어 메말라 있던 구미시 금오천이 '물 순환형 하천'으로 새롭게 정비돼 주민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3년 간의 정비 공사 기간을 거쳐 최근 개방된  금오천에는 '금오산 꽃길 축제' 기간을 포함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단 사흘간 10만 명 넘는 시민들이 방문해 인산인해를 이뤘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구미의 청계천으로 거듭난 금오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금호천 모습 (출처=국토교통부)

 



모기만 득실대던 금오천…집중호후 시 홍수 위험까지..

구미 금오천은 금오저수지부터 구미천 합류부까지 약 5.9㎞의 도심을 통과하는 지방하천이다. 
 
이 하천은 폭우는 비가 내릴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화 현상이 진행돼 하천인지 습지인지 모를 정도로 수풀만 무성했던 곳이었다. 게다가 하천의 무성한 수풀은 모기 등 각종 해충의 서식지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금오저수지에서 내려오는 하천인 탓에 유량이 적고 고여있는 곳도 있어 수질이 좋지 않아 하천 환경이 열악한 상태였다. 또한 도심을 관통하는 구간의 하천가 석축이 오래돼 곳곳이 무너지는 등 미관상 안좋은 것은 물론 안전 문제까지 있었다.

더구나 둑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아 집중 호우시 언제든 홍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금오천은 홍수를 대비하기 위한 기준인 '계획홍수위'의 여유가 부족해 집중호우시 홍수에 취약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로 금오산 자락이 위치한 금오천은 등산객들이 자주 지나치는 길목에 위치했지만, 유동인구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하는 버려진 하천으로 전락했다.

금오천 위치 (출처=국토교통부)

 


금오천 물순환형 하천정비사업 시행…하천 환경 복원돼..

이렇게 버려졌던 금오천이 '금오천 물순환형 하천정비사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금오천 물순환형 하천정비사업은 국토교통부의 지방하천 종합정비계획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구미천을 시작으로 총사업비 300억 원(국비 180억 원, 지방비 120억 원)을 들여 시작한 사업으로 금오천에 대한 사업은 2013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해당 사업은 건천화돼 메마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던 금오천에 낙동강 물을 끌어와 공급한 뒤 다시 낙동강으로 흘려보내 언제나 물이 흐르도록 하는 이른바 '물순환형 하천 정비'를 말한다. 

금오천 정비 2단계 사업이 끝난 현재 경북도는 낙동강 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하천 유량이 늘어나면, 수질악화 등을 야기하던 하천 환경 문제가 해결되고 모기 등 해충 피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금오천 하천정비를 통해 계획 홍수위의 여유량을 대폭 늘려 만약에 있을지 모를 집중호우에 홍수 발생 가능성도 대폭 줄였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금오천 총 정비구간인 2.4㎞ 구간 중 지난해 4월 1단계 1.0㎞, 올해 3월 말 2단계 0.5㎞구간의 정비를 완료했다"며 "내년 3월 말까지 나머지 0.9㎞ 구간을 완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여름철 장마철과 집중호우 등이 발생했을때 금호천의 있는 20개의 배수시설이 물을 분산시켜 하천의 범람을 막게된다"고 덧붙였다.

금오천 정비 시행 전·후 (출처=경상북도)

 


금오천, 문화·생태·레저 공간으로 주민 품으로..

이렇게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다시 살아난 금오천은 하천 복원과 함께 사람까지 모으고 있다.

하천을 개방한 지 5일만에 10만여 명이 넘는 구미시민이 다녀갔다. 2014년 기준 구미시민이 약 42만 명인 점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 구미 시민 4명 중 1명이 금오천을 방문한 셈이다.

시민들이 금오천을 방문하는 이유는 친환경적이면서 방문객을 배려한 다양한 친수시설 때문이다.

금오천에는 하천 양옆 3.2㎞의 산책길을 사이에 두고, 하천을 가로지르는 인도용 목교(나무다리) 2개와 징검다리 6개, 물 위에서 영상을 볼 수 있는 워터스크린 2개, 바닥 분수 2개 등이 설치됐다.

금오천은 정비구간 총 2.4㎞ 전체가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은 봄철에는 활짝 핀 벚꽃과 함께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금오천을 찾은 한 시민은 "금오산 가기 위해 금오천을 지나쳤는데 이제는 금오천만 오게 될 것 같다"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자주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도 하천과 관계자는 "금오천의 정비는 하천 환경 복원과 홍수 등 재해 예방과 더불어 시민들의 쉼터를 제공한 것"이라며 "금오천을 정비하기 전보다 시민들이 2~3배 더 많이 찾고 있어 향후 금오천 주변 지역 경제까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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