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피해 육로로만 이동하는 이유는..

파주(경기)·고성(경남) 등에서 월동하는 독수리의 생태와 번식지·월동지 간 이동경로가 국내 연구진의 노력으로 그 궁금중이 풀렸다. 

5년에 걸친 연구 결실로 국내 서식 중인 독수리가 월동지인 경남 고성에서 번식지인 몽골로 가는 장거리 이동경로가 밝혀진 것이다.

독수리 월동기간 내 이동 경로.출처=한국환경생태연구소

 

2011. 12~2015. 1 까지 독수리의 이동경로 추적 결과.출처=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한수 한국환경생태연구소 대표(조류학 박사)는 "2014년 4월 1일, 몽골로 번식을 위해 떠나는 독수리 50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달아 비행경로를 추적했다"며 "가로 8cm, 세로 6cm, 무게 90g의 초소형 추적기를 단 독수리는 같은해 4월 5일 경기 연천 휴전선을 통과해 북한에 진입해 평양·신의주를 거쳐, 4월 10일 중국 랴오닝 성을 지나 몽골로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몽골에서 1~2주간 휴식을 취한 독수리들은 다시 1700km를 날아 내몽골자치구를 거쳐 번식지인 몽골 오브스까지 장장 59일간 3400km를 여정을 한다"고 말했다. 왕복 거리는 6800km 인 셈이다.

이 모든 과정은 추적기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신호를 이동통신망으로 받아 인터넷, 스마트폰, 한국환경연구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시간 확인한 결과다.

이 연구과정에서 독수리의 이동 중 생태 습성도 밝혀졌다.

 

추적기를 달고 있는 독수리 모습. 출처=한국환경생태연구소

 

독수리 이동경로에는 바다가 없다. 날개가 크고 장거리 이동습성이 있는 독수리는 상승기류가 발생하는 바다를 피하는 것이 그 이유로 보인다. 이렇게 육지로 이동하는 일평균 최대거리는 340km에 달하는 것으로 포착됐다.

독수리 무리는 경남 고성 등지에서 월동기간 중 동물 사체를 구하기 어려워 반경 30km내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월경 떠난 독수리는 같은해 11월 중순경 경기 파주를 거쳐 경남 고성으로 돌아오는데, 주기와 장소가 일정하는 특성도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독수리들은 북한과 인접한 민통선 지역을 지날 때에, 북한으로 넘어가지 않고 남한쪽에 머무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북한 지역의 먹잇감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동 중 머물지 않는 것으로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추적기를 철새에게 장착하는 모습. 출처=한국환경생태연구소

 

이번 연구는 미국 덴버동물원과 몽골 WFCC(Wildlife Science and Conservation Center)도 연구에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희귀 조류인 독수리의 보호차원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독수리(천연기념물 243-1호)는 중국의 내몽골과 몽골의 동부지역에서 주로 번식하고 5살이 지나야 번식이 가능하다. 현재 동아시아에서 3,000쌍이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최대 2천 마리 정도가 매년 월동하고 있고,  이 독수리의 90%는 비번식 어린개체이고 성체는 몽골에서 겨울을 지내고 남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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