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선수의 가족사진 사진=한국기원 제공

 

최고의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가운데 그의 흥미로운 가족사가 화제다.

지난 1988년 암으로 작고하신 이세돌의 아버지 고(故)이수오씨는 살아 계셨을 때 바둑으로 자녀들을 교육했다. 비금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녀들을 키웠기에 바둑은 나름의 교육 방편이었다.

고(故) 이 씨의 바둑교육은 범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장남 이상훈은 프로 9단의 바둑기사로 성장해 현재 프로 바둑팀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둘째 딸 이세나도 아마 6단으로 여성 입단대회의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릴 정도로 강자가 됐다.

차남 이차돌은 프로입단에 실패 후 공부로 전향하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고 장녀 이상희는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올 만큼 수재로 자랐다. 원래 이차돌도 기재(棋才)가 대단했으나 동생 세돌에게 따라잡히자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막대 이세돌에겐 바둑이 운명이었다. 11살에 프로 입단하여 3년 6개월 만에 프로9단으로 승단했다. 이후 10년간 세계 1인자로 불리며 바둑계에 군림했다. 이세돌의 바둑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집에 기르는 개 이름도 ‘바둑이’라고 한다.

현재 월간 바둑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세나 씨는 “아버지는 최고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늘 ‘최고가 아니면 꼴찌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리 형제 중에 그 말을 가장 잘 받아들인 것은 세돌이었다”고 회고했다.

아버지 이수오 씨가 암으로 사망하자 부인 박양례 여사는 홀몸으로 자녀들을 키워야 했다. 그녀는 자식들을 서울로 보내 교육받게 하였고 자신은 서울과 비금도를 수없이 오갔다고 한다.

이러한 어려운 형편 탓에 얽힌 에피소드도 있다. 이세돌 9단의 독특한 목소리에 관한 것이다. 그는 형을 따라 서울로 올라와 한국기원의 연습생 생활을 했다. 그가 11살이 되던 해 목에 병이 왔는데 형이 군대에 가는 바람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하이톤의 매력적인(?)목소리가 됐다고 한다.

이세돌 9단의 어머니 박양례 씨는 서울 자식들 집을 오가며 아직 전남 비금도 도고마을에 살고 있다.

첫 승의 소식을 그 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렸던 이 9단의 어머니 박 씨는 이날 아들이 값진 1승을 거두자 “아들이 장하고 응원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 한다”고 기뻐했다. 이어 “아들이 거둔 1승은 인간이 인공지능에 맞서 이긴 결과로 큰 의미가 있다”며 “3연패 하는 동안 피가 말랐을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9일부터 펼쳐진 '세기의 대국'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단 한 경기만 남았다. 이세돌 9단이 기다리던 1승을 거둔 가운데 15일 오후 1시부터 진행될 5국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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