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비슷한 사례 있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의 '추억'

한국에서 대선 주자가 연설하면서 '거짓말'을 '그짓말'이라고 발음하고 또박또박 '그' '짓' '말'이라고 읽는다면 청중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런 일이 어디있냐'고 한다면 답은 '있다'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서며 당내 경선을 진행할 2007년 TV토론이 대표적이다.

당시 후보자였던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 TV토론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산소가스'와 '이산화가스'라고 발언했다가 온라인을 통해 회자되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런 일이 지금 미국 대선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얘기다.

트럼프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경선 6차 무대 중 한 곳인 캔자스 주 위치타 유세에서 "크루즈가 유권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공격했다.

트럼프는 이 발언에 환호하는 청중들에게 "거짓말을 어떻게 표기하죠"라며 "l, y, e, n"이라고 알파벳 철자 하나 하나를 말했다.

영어 단어로 치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현재 진행형을 써서 'lying'다. 이를 'lyen'으로 착각한 것.

이같은 실수가 정말 실수인지 주목을 끌기 위한 '고도의 전술'인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인 불가능하다. 하지만 철자 오류가 반복된 것만은 사실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모든 여론조사가 어제 TV토론의 승자로 나를 꼽았다. 큰 영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영광'을 뜻하는 단어인 'honor'를 'honer'로 잘못 썼다.

SNS를 하다 보면 철자 오류도 있을 수 있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경량급 루비오는 대통령감이 아니라 꼬마처럼 보였다"라는 트윗에서도 '경량급'을 의미하는 'lightweight'를 'leightweight'로 표기했다.

이를 두고 경선 경쟁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철자를 모르거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트윗을 하는 모양"이라고 조롱한바 있다.

한편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은 누리꾼들에 의해 편집,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영상을 본 해외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경선에서 그냥 좀 나가라" "난 도널드 트럼프가 부족한 교육을 받고도 스스로 좋아한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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