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새김판 설치 시뮬레이션.출처=서울시

 

서울광장 앞 서울도서관 외벽 '꿈새김판'에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89)의 자필 메시지가 걸렸다.

시는 평화의 소녀상과 역사의 산 증인인 일본군 피해자 할머니의 메시지로 일제강점기 고난의 자화상을 표현하고, 그 시대 아픔을 현 세대와 공유·공감하고자 기획했다고 29일 밝혔다.

길 할머니가 직접 쓴 글귀는 '나를 잊으셨나요?'이다. 친필 문구는 가로 19m 세로 8.5m 대형 글판에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와 함께 다음 달 20일까지 게시된다.

앞서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직원들은 지난 23일 충정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를 찾아 길 할머니를 만났다.

한승철 서울시 소통전략팀장은 "길 할머니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한 뒤 서울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흔쾌히 글을 써주셨다"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의사의 권유로 1년 정도 서예를 배운 적이 있어 고운 필체를 선보였다.

길 할머니의 글씨와 함께 그려진 평화의 소녀상의 '거칠게 잘린 머리카락'은 가족과 고향의 품을 떠나 단절돼야 했던 아픔을, '어깨 위의 새'는 돌아가신 할머니들과 현재의 우리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상징한다.

아울러 '움켜쥔 두 손'은 일본정부의 책임 회피에 맞서는 분노이자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의미하고, '발꿈치가 들린 맨발'은 그동안 겪었던 고난과 죄인인양 살아야 했던 시간을 의미한다. 

특히 '빈 의자'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빈자리이자 지금 우리가 소녀와 함께 앉아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한편 꿈새김판은 대형 글판(19m×8.5m)으로, 2013년부터 시민들의 순수 창작 글귀가 게시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시가 제97주년 3·1절을 맞아 특별판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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