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C 체내유입 시 '암 유발, 면역력 억제, 내분비계 교란'

PFC(과불화화합물). 이하출처=그린피스

 

PFC 인체영향

 

등산복 소재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PFC(과불화화합물)' 위해성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공기 중으로 한번 배출되면 수년간 잔류하면서 물과 공기를 타고 환경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PFC(과불화화합물)'가 세계 주요 11개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 40개 중 36개인 90%에서 검출됐다.

이를 밝힌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노스페이스, 마무트, 파타고니아, 블랙야크 등 국내외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며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스포츠용품 및 패션 박람회 ISPO 현장에서 발표했다.

이에앞서 그린피스는 지난해 5월 세계 청정 산악지역 10곳의 물과 눈 표본에서도 PFC물질을 발견했다. 조사결과 이 오염물질은 깊은 산, 호수, 외딴 지역의 눈, 심지어 알래스카 북극곰의 간 조직이나 사람의 피에서 발견될 정도로 광범위하게 축적돼 있었다.

과학자들은 PFC가 체내로 들어오면 암을 유발하거나 면역력을 억제하고,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생식과 면역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5월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다는 청정 산악지대 8곳으로 탐사를 떠났다.

 

PFC는 아웃도어 제품의 방수 및 방유 기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로, 이번 조사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뿐 아니라 신발, 텐트, 배낭, 침낭 등 다양한 제품에서 여러 종류의 PFC가 검출됐다. 또한 18개의 제품에서는 유해성 논란이 큰 '긴 사슬 PFC'가 검출됐다.

그린피스는 조사 대상 제품의 선정을 위해 지난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고, 전 세계 3만여 명의 사람들이 이 투표에 참여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0개 제품을 대상으로 성분 분석을 실시한 결과, PFC(과불화화합물)가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단 4개에 불과했다.

그린피스는 이 조사의 구체적 내용을 담아 보고서인 '남겨진 흔적: 아웃도어 제품 안에 감춰진 유해물질 PFC'를 작성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하보미 독성물질 제거 캠페이너는 "긴 사슬 PFC의 잠재적 위험은 이미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으로, 사용을 감소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현 추세"라며, "이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 중 친환경 노력에 있어 비교적 앞서는 것으로 알려진 블랙야크의 제품에서조차 긴 사슬 PFC가 발견됐다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며, 이는 블랙야크 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친환경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바"라고 말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PFC는 공기 뿐만 아니라 물을 통해 이동하며 환경을 오염시킨다. 그 이동 가능 범위가 매우 넓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고산 청정지대뿐 아니라 돌고래, 북극곰의 간, 그리고 인간의 혈액과 모유에서도 PFC가 검출된 바 있다.

그린피스 캠페이너 미리암 코프(Mirjam Kopp)에 따르면, "긴 사슬 PFC의 일종인 PFOA(과불화옥탄산)는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과 연관이 있고 노르웨이에서는 이미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라며 "노스페이스, 마무트와 같은 글로벌 대형 아웃도어 브랜드의 제품에서 여전히 고농도의 PFOA가 검출됐다는 것은 굉장히 우려할만한 일이며, 이는 소비자를 매우 실망시키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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