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사망 10분의 1 '라돈' 때문..겨울에 라돈 유입률 더 높아

[환경TV뉴스]박현영 기자=올 겨울 들어 처음 전국적으로 폭설이 내리는 등 연일 강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추위가 몰아칠수록 방열·단열에 신경을 쓰고 실내 온도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계절이 겨울이다.

전국 생활용품 매장에서 단열 에어캡 제품, 일명 뽁뽁이와 창틀 단열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실내 온도를 잡기 위해 온 국민이 필사적이다. 사람들은 실외 공기를 완벽하게 차단해 실내와 완벽하게 구분할수록 성공적인 겨울맞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내공기와 실외공기의 교류를 하지 않는 가정, 즉 환기를 자주 하지 않은 가정은 두통과 어지럼증뿐 아니라 심하면 폐암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출처=국립환경과학원

 


침묵의 암살자, '라돈'…"환기로 막을 수 있어"

지난 9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010년도 우리나라 전체 폐암 사망자 1만5625명 중 실내공기에 포함된 '라돈'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가 1968명이라고 밝혔다. 즉 우리나라의 폐암 사망자 10명 중 1명 이상이 라돈으로 죽고 있다.

무색·무취의 기체인 라돈은 토양 속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 물질로 1급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청(EPA)은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매년 라돈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가 약 2만1000명씩 발생한다는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 또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이 라돈이 겨울철 환기를 잘하지 않는 가정집 실내공기에서 기준치 이상으로 치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전국 주택 실내 라돈 조사'에서 표본 6648가구 중 16.3%가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개선 권고 기준인 ㎥당 148㏃(베크렐: 방사능 단위)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20가구 중 3가구 이상이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실내 라돈의 85~97%는 토양으로부터 건물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들어온다. 겨울철에는 토양과 실내의 온도 차이로 라돈의 유입률이 특히 더 높다. 이렇게 들어온 라돈은 계속 축적돼 실내에 쌓이게 된다.

신용승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사는 "라돈이 화강암 지대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화강암 지대가 많은 편"이라며 "주로 오래된 단독 주택 등 노후 주택에서 갈라진 틈을 통해 내부로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토양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단독주택, 연립, 다세대 등의 주택에서 검출된 라돈 농도가 아파트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높았다.

사람이 실내에 유입된 라돈에 노출되는 경로는 약 95%가 실내 공기를 호흡할 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라돈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환기다.

권명희 국립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연구관은 "라돈 농도는 낮으면 낮을수록 좋기 때문에 항상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며 "춥다고 환기를 안 하거나 미루는 것은 라돈의 위험을 키우는 것이고 '안전과 위험은 창문 하나 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권 연구관은 "오래된 주택들의 균열이나 틈새를 잘 막아도 라돈 저감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건물 밑 토양에 라돈 배출관을 설치해 바로 건물 외부로 배출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출처=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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