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장 주변 듯 곳곳 교통 통제

출처=행정자치부

 

[환경TV뉴스]김택수 기자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26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첫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행정자치부는 유족 측과 발인과 운구, 영결식, 안장식 등 장례절차를 조율해 국가장 절차를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2011년에 제정된 국가장법은 국장과 국민장을 하나로 통합해 전현직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 국가나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을 국가장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의상당 본관 앞에서 영결식 개식 선언을 시작으로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다. 개식 선언을 시작으로 조악대의 조곡 연주와 함께 운구차가 영결식장으로 들어오고 국민의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조사와 추도사 낭독 순으로 진행된다. 

조사는 장례식 준비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추도사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자 현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이 맡았다.

이후 종교 의식과 생전 영상 상영, 헌화 분향, 추모곡이 연주된다. 종교 의식은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원불교 4개 종단의 의식이 모두 거행된다. 추모곡은 평소 고인이 좋아했던 노래로 선정했다고 유족측은 밝혔다. 이어 영결식은 1분간 조총 21발 발사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영결식이 끝난 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구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사저와 역시 상도동에 위치한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김 전 대통령의 묘에서 남동쪽으로 300미터 지점엔 이승만·김대중 두 전 대통령의 묘가, 남쪽으로 500미터 떨어진 곳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가 위치해 있다.   

영결식과 안장식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작은 규모로 엄수된다. 공식 노제와 추모제는 유족과 협의해 하지 않기로 했다. 영결식 동안에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도로가 통제된다.

2222명의 장례 위원으로 구성된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식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맡았고, 노태우,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과 '3김 시대'의 한 축이었던 김종필 전 총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101 명이 장례 준비위 고문에 이름을 올렸다.  

집행위원장은 정종섭 행정자치부장관이, 집행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 외교부장관, 국방부장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경찰청장으로 구성됐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낮 12시경 고열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여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나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지난 22일 0시22분  향년 88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이날 새벽 2시 서울대병원 측은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의 브리핑을 통해 "패혈증과 급성 심부전이 겹친 것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며 혈관 질환 등 누적된 지병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사망 원인을 설명했다.

병원측은 과거에도 김 전 대통령이 반복적인 뇌졸중과 협심증 등으로 입원한 바 있고, 2013년 4월부터 1년 이상을 중증 뇌졸증과 폐렴으로 입원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1927년생인 김 전 대통령은 1954년 3대 총선에 고향 거제에서 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최연소(26세)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한 뒤 14대까지 9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내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군사정부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헌신했다.

1990년 '3당합당'을 통해 만들어진 민자당 후보로 92년 대선에 출마해 민주화의 오랜 동지이자 정적인 당시 김대중 민주당 후보를 꺽고 제 14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 '문민정부'를 출범시켰다.

취임 초 김영삼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를 단행하고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해산하는 한편,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비자금 축재와 군사쿠데타 등의 책임을 물어 구속하는 등 전격적인 개혁 조치로 한때 90% 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공공연히 '소통령'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국정을 전횡했던 아들 현철 씨의 비리와 임기 말인 1997년 국가 부도사태에까지 몰릴 정도로 경제를 악화시켜 IMF 구제금융사태를 초래하는 등의 실정은 과로 남았다. 

김 전 대통령은 79년 박정희 정권에 의해 헌정사상 처음 국회의원에서 제명 당했을 때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거나 90년 3당합당 당시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 는 등 수많은 '어록'을 남긴 바 있다. 

김 전 대통령 장례준비위원장인 황교안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 금융실명제 도입, 군사조직 개혁, 공직자 재산공개 등 국가개혁을 통해 깨끗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온힘을 기울이셨다"며 "예우에 만전을 기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중,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한때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라는 계파의 '가신'들을 이끌며 한국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이른바 '주군 정치'의 시대도 이제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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