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침낭 물어 뜯어 등산객 '혼비백산'


[RE] 청정무구한 지리산. 

그 지리산 숲 속을 가슴에 반달 무늬가 선명한 반달가슴곰 형제가
힘차게 뛰어 다닙니다.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나가기도 하고
한 놈은 신이 났는지 아예 나무 위로 올라가 버립니다.

도토리나 밤을 주워 먹는 모습이
많이 먹어본 솜씨입니다.

반달가슴곰 형제가 종횡무진하고 있는 이곳은
지리산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야생 방사를 앞두고 적응 훈련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곳에서 태어난 이들 반달가슴곰 형제는
10개월간의 적응 훈련을 마치고
지난 10월 '야생'의 지리산으로 떠났습니다.

한번쯤 뒤돌아볼만도 한데, 어슬렁어슬렁 멀어지더니
그대로 바위 뒤로 사라져 버립니다.

<INT>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어미로부터 직접 생존법을 교육 받아서 자연 적응력이 뛰어납니다.
이번에 방사한 두 마리도 지리산에서 잘 적응하리라 기대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증식,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부터 지리산에 반달곰을 방사해오고 있습니다.

각각의 곰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상태를 관찰하고 있는데
반달곰들의 위치는 밀렵 등을 우려해 철저하게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방사된 반달곰들은 '우리'가 아닌 '자연'에서 새끼를 낳는 등
야생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입니다.

현재 38마리의 반달곰이 지리산을 누비고 있는 것으로
공단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INT>김석범 국립공원관리공단 부장
"2020년까지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자체존속 가능 개체군인 50여 마리까지 복원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서 유전자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개체도입 등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지리산에 방사되는 곰이 늘어나면서
곰과 사람이 맞닥뜨릴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자연에 적응해 '야생곰'이 된 반달곰과 맞닥뜨리게 되면
자칫 인명 피해 등이 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 6월 벽소령 대피소에선 반달곰 가족 세마리가
등산객의 침낭 등을 물어뜯어 등산객들이 혼비백산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반달곰과 맞닥뜨리게 되면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곰을 자극하는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곰과 눈을 마주치면서 뒷걸음으로 서서히 곰에게서 멀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공단은 충고합니다.

<INT>김석범 국립공원관리공단 부장
"불가피한 경우에 곰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 급소를 최소한 보호하시면서
웅크린 자세로 그 자리에서 가만히 계시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입니다."

지리산에서 반달곰 방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공단은
방사 지역을 설악산과 오대산 등으로 확대해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환경TV뉴스 박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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