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복지사업 부실시공 사례. 출처=에너지나눔과평화

 


[환경TV뉴스]정택민 기자 = 사회복지시설을 돕기 위해 국비로 지원하는 에너지복지사업(에너지효율개선사업)이 부실한 시공과 사후관리, 저효율 장비 지원 등의 문제로 인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공익법인인 에너지나눔과평화(이하 에너지평화)는 국비로 에너지복지사업 지원을 받았던 서울 내 사회복지시설 50개소의 사후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들은 에너지복지사업을 통해 고효율 제품 및 조명기기 지원, 난방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효율시공 등을 받았다. 

설문조사에 참가한 시설 50곳 중 36곳(72%)은 사후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올랐다고 응답했으나, 막상 면접을 볼 때는 이들 중 상당수가 시공부실로 인한 흔적을 보여주거나 사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평화 측은 "지원을 받는 입장이다 보니 불만이 있어도 차마 말할 수 없다는 인정상의 문제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경우 차기 지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50곳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곳은 면접 당시 시공사 및 보급업체에 대해 사후 마감·시공 부실 및 시공자의 무성의한 태도, 기물 훼손, 비상식적인 시공 순서 등을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시공을 받은 후 벽면이 주름지거나, 천장의 도배지가 내려앉거나, 창호 주변을 펜으로 누르니 구멍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전등 2개를 쓰는 교실 중 등 1개만 LED로 교체하거나, 큰 창호는 그대로 두고 작은 창호만 교체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 원래는 창호공사를 한 후 도배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와 반대로 도배 후 창호공사를 진행해 창호 주변이 오히려 시공 이전보다 지저분해졌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지원사업 이후 만족도 조사 및 관리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18곳(36%)만이 사후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마저도 해당 기관이 전화로 지원사업이 잘 이뤄졌는지를 묻는 정도였다고 답해 실제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사후관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 교체 시공을 받은 15곳 중 14곳은 에너지소비효율이 4등급으로 낮은 가스보일러로 교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등급 가스보일러로 교체 지원받은 곳은 오직 1곳 뿐이었다. 

국내 도시가스 보일러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제도에 따르면 1등급 보일러는 열효율이 91% 이상인 반면, 4등급 보일러는 열효율이 81~85% 미만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에너지평화 관계자는 "에너지복지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재 진행되는 사업을 보완하는 한편, 구체적인 사후 관리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에너지복지사업 부실시공 사례. 출처=에너지나눔과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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