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환경TV뉴스] 정택민 기자 = 한가위를 앞두고 주말을 이용해 벌초나 성묘를 다녀오는 인파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산행길에 핀 야생 독버섯을 모르고 먹었다가 중독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벌초 시 벌집을 건드려 벌에 쏘이거나 쯔쯔가무시병에 걸리는 등의 사고 역시 대비해야 할 위험이다.

18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산행이나 벌초, 성묘를 다녀오는 길에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잘못 보고 먹었다가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산행·벌초 갔다가 무심코 먹은 '독버섯'
야생버섯 50%, 전문가조차 식용·독버섯 구분조차 못 해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대체로 여름철에 태풍과 장맛비가 온 직후 야생버섯 생장이 급증한다. 이렇게 자라난 버섯을 가을철 야외활동에 나선 사람들이 채취해 먹다가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지난 13일 경상남도 창원시에 사는 하모씨(74)는 가족과 함께 벌초를 하러 갔다가 채취한 버섯을 구워먹은 뒤 구토증세를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앞서 12일에는 강원도 속초 설악동의 한 민박집에서 산악회 회원 14명이 구토와 복통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설악산을 내려오다가 채취한 야생버섯을 투숙하던 민박집에서 구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발생한 독버섯 중독사고는 모두 55건이다. 이로 인해 200명이 중독돼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18명이 사망했다. 사망률만 놓고 보자면  9%에 달한다. 10명 중 1명은 사망까지 이른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현재까지 확인된 독버섯 중독사고만 10건이며 그중 4건이 지난 12~15일 사이에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900여 종의 버섯이 자라는 것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중 26%(517종)를 차지하는 식용버섯과 13%(243종)인 독버섯, 11%(204종)인 약용버섯만 구분이 가능할 뿐, 나머지 50%는 식용버섯인지 독버섯인지조차 구분이 불분명한 상태다.

일반인들이 흔히 잘못 알고 있는 독버섯의 특징은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는 버섯 ▲곤충이나 벌레가 먹지 않은 버섯 ▲조직의 상처에서 유액이 나오는 버섯 등이다. 하지만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전문가도 구별이 쉽지 않을 만큼 그 생김새나 향이 비슷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식용버섯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먹었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조성택 산림과학원 화학미생물과 과장은 "독버섯 사고를 예방하려면 산림에서 야생버섯을 채취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야생버섯을 먹고 현기증과 구토, 두통,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당부했다.

가을 벌초 '불청객' 벌
작업복 등 챙겨 입어야
벌초나 성묘, 등산을 나섰다가 벌에 쏘이는 사고도 빈번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12일 경기도 포천에 있는 야산에서 등산을 하던 60대 남성 2명이 벌에 쏘여 이 중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13일에는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회진삼거리 인근에서 벌초를 하던 김모씨(48) 등 3명이 벌에 쏘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가을철에 벌초나 성묘를 할 때 말벌이나 땅벌이 사는 벌집을 건드려 화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벌에 쏘이고 나서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손톱으로 눌러 짜지 말고 카드나 칼 등으로 밀어서 빠지게 해야 한다. 혈관 속으로 독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쏘인 부위가 아프고 부어 오르면 찬물(얼음) 찜질로 통증과 부기를 줄일 수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제가 있다면 상처 부위에 발라주고 없다면 우유를 바르는 것도 좋다.

심한 두드러기가 돋거나 입술, 눈 주변이 붓고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차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 과민반응이 나타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에 쏘이는 것을 예방하려면 슬리퍼보다 구두나 운동화를 신고 헐렁한 옷 대신 몸에 잘 맞는 긴 소매 옷을 입어야 한다. 

옷 색깔은 흰색이나 화려한 색보다는 어두운 색상의 옷이 좋다.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향이 진한 화장품 등도 피해야 한다.


진드기 주의보…잠복기 이후 고열·두통 시 의심해봐야 
벌뿐만 아니라 진드기가 옮기는 치명적인 질환인 '쯔쯔가무시'병 역시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쯔쯔가무시병은 매개체인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오리엔시아 쯔쯔가무시'균이 몸 속으로 침입해 발생하는 급성발열질환이다. 

진드기. 출처=픽사베이

 


유충에 물린 곳에 딱지가 생기며 고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쯔쯔가무시병 환자 중 90% 이상이 털진드기 유충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9~11월에 발생한다. 잠복기가 1~3주인 점을 고려하면 8월 중순~10월 초 감염됐을 것이라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추정이다.

최근 발병건수를 보면 2011년 5151건, 2012년 8604건, 2013년 10365건 등으로 매년 증가해 왔다. 다만 지난해는 8130건으로 감소했다.

사망자수는 2011년 6명, 2012년 9명, 2013년 23명, 지난해 13명 등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야외 작업을 할 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작업복을 착용하고 고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나 가피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또 휴식 때 돗자리나 방석, 의자 등을 사용하고 풀숲에 직접 앉거나 용변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풀숲에 옷을 벗어놓는 것도 위험하며, 귀가 후 즉시 작업복을 평상복과 분리해 세탁하고 목욕을 하는 게 예방책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쯔쯔가무시병은 독시사이클린, 테트라사이클린 등의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치사율이 30%에 달하므로 조기 치료가 완치와 사망 예방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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