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ITI, 생물다양성·시공 용이성 확보한 조립식 인공습지 조성 기술 개발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조성한 도시인공습지. 출처=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도심이 뜨거워지는 '열섬 현상'과 도시 홍수 등을 막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주목받는 대안 중 하나가 건물 옥상에 인공적으로 습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물이 고여 있으니 그만큼 온도를 줄여 주고, 비가 오면 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저류지'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흙을 쌓아 만들다 보니 비 등의 영향으로 가장자리부터 토양이 유실돼 습지가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점이 난제다. 또 심어 놓은 식물들이 서로 공생하지 않고 단일 식물만 자리 잡는 '우점종 현상'도 발생하고는 한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한 것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유용생물자원연구단과 한국도시녹화에서 연구해 개발한 '조립형 인공습지' 조성 기술이다.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조성한 도시인공습지. 출처=한국환경산업기술원

 

24일 기술원에 따르면 이 기술은 물을 통과시키는 섬유 소재 등을 이용해 제작한 상자 모양 구조물에 인공 토양을 채워 습지 가장자리를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습지 식물을 심는 방식이다. 상자 모양 구조물로 흙을 잡아 두다 보니 가장자리 침식 현상 방지가 가능하다는 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조립식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공사 기간도 단축된다. 게다가 각 박스 마다 구획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우점종 현상도 적게 나타난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일초등학교 옥상에 이 기술을 적용한 뒤 1년간 관찰한 결과 기존에 심어 둔 조름나물 등 15종과 함께 아시아실잠자리, 소금쟁이 등 14종의 수서생물 305마리가 관찰됐다.

인공습지 조성 개요. 출처=한국환경산업기술원

 

특히 여름철 극성인 모기의 유충이 습지에 번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잔물땡땡이' 유충 30마리를 방사한 것도 눈에 띈다. 잔물땡땡이는 1마리가 900마리의 모기 유충을 잡아 먹는 말 그대로 '모기 천척'이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이 기술은 올해 하반기 포항, 청주 등의 친환경 생태공간 조성사업에도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 외 다양한 학교습지조성 사업, 환경부 생태보전협력금 사업, 옥상녹화사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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