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방황 거미. 출처=위키피디아

 

[환경TV뉴스] 김택수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강한 독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브라질 방황 거미(Brazilian Wandering Spider)'에게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 중에서 매우 독특한 증상이 있다. 남성들의 경우 '발기'가 된다는 점이다.

언뜻 듯기에 환영할 만한 소식 같겠지만 독거미는 독거미,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로 발기가 지속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해당 독은 최악의 경우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도록 만든다. 발기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이들이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발기라는 현상에만 주목, 부작용 없이 천연 발기 부전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그 결과물이 최근 가시화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브라질의 미나스 연방대학(Federal University of Minas) 연구진은 브라질 방황 거미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발기 상태를 이끄는 물질인 'PnPP-19'를 발견했다.

이는 올해 초 과학자들이 발견한 발기 유도 물질인 'PnTx2-6'과는 천양지차라는 설명이다. PnTx2-6은 20분 이내에 발기를 유도하지만 대신 심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있었다. 쥐를 통해 시험한 결과다.

하지만 PnPP-19의 경우 이러한 위험이 없다는 게 연구진의 결과물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은 발기 부전 치료의 노벨상급 후보"라고 자평했다.

이번 발견으로 화학 약품인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의 대안이 마련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들 약품을 통해 발기 부전을 치료하지 못한 이들이 약을 사용한 성인 남성의 30%라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데일리메일은 거미 독에서 추출한 약품의 상용화까지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기존 약품의 효능을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평가했다.

한편 브라질 방황 거미의 독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물질이다. 단순히 발기 부전 치료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 개선 등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2011년 생리학자 케니아 눈스(Kenia Nunes)는 "브라질 방황 거미 독은 여러 가지 분자의 매우 풍부한 혼합물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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