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낙하물 사고 한해 평균 500건


환경TV 취재진에게 실제 벌어진 일이다. 유리창만 깨진 게 '천만다행' 이라면 천만다행이다. 그야말로 '죽다 살았다'.

여름 휴가철 온 가족이 들뜬 마음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돌멩이나 철근조각 같은 '낙하물'에 맞아 차량이 파손되는 '봉변'을 당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돌멩이 등이 범퍼나 문짝 등을 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앞 또는 옆 유리창을 깨고 들어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고속도로에 떨어진 낙하물을 발견하지 못하고 시속 100km 넘는 속도로 무심코 밟고 지나갈 경우 이 낙하물이 튀어 오르면서 좌우 옆 차선 또는 뒤따르던 차량을 강하게 '타격'하는 이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 고속도로에서의 사고는 특히 인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고속도로에 낙하물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때는 휴가철인 7~8월로 나타났다. 한 달에 300건 가까운 낙하물이 떨어진다. 실제 이들 낙하물로 인한 사고도 매년 5백 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도 일반 운전자의 절반 이상이 '화물차 적재물 추락으로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고, 15.9%는 '실제로' 사고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운전자 1백 명 가운데 16명이 '낙하물 사고'를 직접 겪었다는 얘기다. 

고속도로 낙하물의 대부분은 건축 공사 등에 쓰이는 골재나 건축 자재, 소형 기계나 부품 등으로 과적 등 불량 적재 트럭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불량 적재 차량이 매년 14만 건 이상 한국도로공사 단속에 적발된다.

단속을 안하는 것도 아닌데 과적 불량 적재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열악한 물류 업계 현실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기름값은 오르고 운임료는 뻔하고 수수료도 떼야하고. 한번에 '왕창왕창' 실어야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고, 불량 적재 차량은 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는 말그대로 '도로의 시한폭탄'이다. 심지어 컨테이너가 고속도로에 통째로 떨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오산 나들목 부근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런 낙하물 사고는 당해도 어디다 하소연 할 데도 없다. 도로공사 책임을 묻기도 그렇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어느 차에서 떨어졌는지 '확실히' 안다 하더라도 보상 등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다.  

지금으로선 '알아서' 피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어느 누가 공중에서 눈 깜빡할 새에 느닷없이 날아드는 '짱돌'을 피할 재간이 있을까. 기자는 그런 '재간'이 없다. 그래서 '짱돌'을 맞았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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