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적화 기술…생기원-디알액시온 기술이전 MOU
무기바인더 국산화, 연간 2480억 수입 대체 효과 기대

[환경TV뉴스]박순주 기자 = 정부 산하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고온 다습한 국내 기후에도 적합한 친환경 주조기술이 민간 업체에 이전된다. 주조업계의 환경오염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주조'는 쇠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 등 고체를 녹여 형틀에 넣어 모양을 만드는 작업으로 작업 특성상 작업 과정에 유해물질이 많이 배출돼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장마철 고온 다습한 환경에 최적화된 친환경 주조기술인 무기바인더 및 이를 이용한 알루미늄 중자제조 공정기술을 개발, 7일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디알액시온과 기술이전과 추가 연구 민간수탁과제 발주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흡습강도를 기존 대비 5배나 개선시킨 것으로, 국산화가 완료되면 연간 248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주조용 무기바인더 및 이를 활용한 알루미늄 중자제조 공정기술은 산·연 공동 연구개발의 결실로 고온다습한 환경에 적용할 수 없었던 기존 독일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산업계는 지금껏 주조과정에서 달라붙고 뭉치는 힘이 크고 내습성을 지닌 유기바인더를 이용해 모래주형과 중자를 제조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조방식은 페놀,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시키고 발생한 가스들이 주조품 내부에 기포를 만들어 제품의 밀도와 강도를 떨어뜨려 불량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유해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무기바인더 사용이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지만, 기존 무기바인더는 독일에서 독점 생산하는데다 고온 다습한 기후에는 적합하지 않아 국내 도입이 어려웠다.

출처-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만식 생기원 수석연구원팀과 ㈜디알액시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원천기술을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했다.

이에 따라 한층 강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됐고, 국산화를 통한 해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연구팀이 개발한 친환경 무기바인더는 세계 최고기술 대비 흡습강도를 500% 이상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절대습도 약 30g/㎥ 환경 즉 우리나라 장마철 같은 환경에서도 초기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게다가 기존 유기바인더는 주형용 모래를 한번 쓰고 폐기해야 했으나 이번에 개발한 무기바인더는 재생이 가능한 원료물질로 구성돼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해 산업폐기물이 발생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무기바인더 구성도 액상 1종으로 단순화시켜 취급과 관리가 용이하도록 함에 따라 생산 공정관리와 불량률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산업 현장에서 무기바인더를 이용한 중자제조 설비의 도입비용 역시 대폭 절감될 전망이다. 중자제조 공정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별도의 교체 없이 기존 유기바인더 중자제조 장비의 변형만으로도 무기바인더를 이용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영수 생기원 원장은 “무기바인더 및 중자제조 기술 국산화로 연간 248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예측되며,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배출량 감소에 따라 연간 약 645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와 환경오염 예방효과까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태훈 ㈜디알액시온 사장은 “주조현장 근로자의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향후 세계 주조업계를 선도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출연연이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해 민간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이전하고 그 기술이 다시 새로운 민간 수탁을 일으키는 선순환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형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바인더=주조 과정에서 활용되는 모래주형(사형)을 만들기 위해 모래를 단단히 굳히는 일종의 결헙제로 사용원료에 따라 유기바인더와 무기바인더로 나뉜다.

*중자=주물 중공부를 만들기 위해 주형의 중공부에 끼워 넣는 주형, 즉 심(心)코어를 말한다.

parksoonj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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