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온라인 전력, 서울시 15년간 사용량 맞먹어
IT기업 '환경중요성 알지만, 구체적 계획 無'

3일 그린피스는 국내 대표IT기업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환경성적표 보고서를 발표했다.사진=김택수 기자

 

[환경TV뉴스]김택수 기자 = 재생가능에너지는 고갈 위기의 화석연료나 원자력의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보고서는 2017년 풍력, 2022년 태양광 발전 비용이 가스화력발전비용보다 낮아진다고 밝혔다. 2035년에는 육상풍력과 태양광이 석탄화력발전비용보다 저렴해지는 셈이다.

이 흐름에 따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 IT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도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딴거하자’ 캠페인으로 국내에서도 혁신 IT업계부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사용해야 한다고 나섰다.

3일 그린피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포털기업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각’을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하겠다’고 그린피스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국내 유명 IT기업의 동참을 권유했다.

개리 쿡 그린피스 IT분야 선임 분석가는 "세계에서 최고로 인터넷이 빠른 한국은 인터넷 이용률도 10년째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높다"며 "이렇게 인터넷이 활성화한데다 첨단 기술까지 갖춘 한국의 재생에너지 활용은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개리는 "유명 IT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를 약속하고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공동저서를 통해 "온라인 세상을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에 이어 6번째로 전력 소모가 많은 나라이며 이 전기양은 약 6840억kWh(2011년 기준)에 이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서울시에서 1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자 100만가구가 한해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국가별, 클라우드 컴퓨팅 전력사용량. 출처=그린피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실제 데이터센터 소비전력의 50%가 서버 열기를 식히는데 사용된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006년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은 5.3억kWh에 불과했다. 이후 3년동안 연평균 45%씩 늘어나, 2013년에는 26억kWh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3월 '클라우드 발전법'까지 통과돼 앞으로 국내 데이터센터 몸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ICT 온실가스 배출량.출처=그린피스

 

네이버·SK C&C·KT·LG CNS·LG유플러스(LGU+)·삼성SDS·다음카카오 등 7개 IT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출처=그린피스

 

반면 이날 그린피스 보고서에 언급된 IT 기업 7곳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SK C&C조차 불과 1%(태양광)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수치를 제공하지 않았고, 공개한 기업들도 KT 0.44%, 네이버 0.006%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높음을 뜻하는 전력효율지수(PUE)는 네이버가 1.09로 가장 양호했다. 네이버의 PUE는 애플(1.1), 구글(1.12), 페이스북(1.07)보다 나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TCO²) 은 3개 업체만 공개했다. KT가 9만8636으로 가장 높았고 네이버 2만2352, SK C&C 1만8910 순이었다.

그린피스 측은 이들 기업에 보고서 작성 목적임을 밝히고 자료를 요구했으나 삼성SDS·다음카카오·LGU+는 자료 제공을 거부해 이미 공개된 산자부 등의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한국 IT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비전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네이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네이버는 에너지 효율면에서 이미 이분야를 선도하는 구글, 애플보다 나은 수준(PUE기준)이며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정보분석기업 닐슨(Nielsen)이 60개국 인터넷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가 넘는 응답자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속가능한 정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서비스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64%가 이같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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