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5일간 환경공단 등 4개 기관 공동…SK하이닉스 3년새 5회 "화학사고"
SK이노베이션까지 합하면 3년새 6차례 발생…"안전불감증의 전형적인 사업장으로 지목"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공사장 전경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지난달 30일 유독가스 누출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진 SK하이닉스에 대해 환경부가 대대적인 특별점검에 나선다. SK하이닉스에서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수차례 반복되는 이유가 안전관리 시설의 미비뿐 아니라 SK의 안전불감증 때문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대해 한국환경공단, 한강유역환경청, 화학물질안전원, 한국화학물질관리협회 등 4개 기관 공동으로 특별점검을 벌인다고 13일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서 최근 3년새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3명의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까지 있어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며 “안전관리시설과 시스템 전반에 걸쳐 점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사고가 반복되는 원인을 분명하게 알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사내에 전반적으로 안전의식이 희미한 상태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이후 SK하이닉스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는 모두 5건에 달한다.

2013년 3월 한 달 동안만 SK하이닉스 청주1공장과 3공장에서 각각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 1공장에서는 2013년 3월22일 배관공사 작업 중 취급 부주의로 약 1ℓ의 염소가스가 유출됐다. 염소가스는 소량으로도 사람이 사망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6일 후인 3월28일에는 3공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등 다수의 독성물질이 함유된 감광제 1ℓ가 흘러나오는 사고가 났다.

지난해 7월5일에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배출가스가 누출되면서 41명이 가스를 흡입, 2명이 다쳤다.

올들어서는 지난 3월18일 R3반도체 연구동건물 내부에서 폭발음과 함께 배관이 파열되면서 가스가 누출됐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신축 공사장에서 서모씨(41) 등 하청업체 직원 3명이 질소로 추정되는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의 사망사고 앞서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사고는 모두 시설미비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가 반복되자 전문가들은 SK의 희미한 안전의식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가 화학물질 취급 문제를 포함한 근로자 안전 강화를 위해 '기술안전실'까지 신설했지만 말뿐이었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사고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환경보건과 안전에 신경을 아예 안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사망사고의 경우 관계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시각은 다르다. 아무리 안전 조치가 있어도 안전점검보다 실적을 우선하는 경영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한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한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는 “안전 지침은 있지만 작업 인원이 부족하고 생산량은 늘려야 하다 보니 지침을 지키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결국 경영자의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2월18일 하이닉스 청주공장 인근 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도 염화메틸렌이 공기 중에 유출돼 이를 흡입한 작업자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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