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환경 경영 살펴 봤더니…안에서는 '도시 녹지화' 바깥에서는 '사막 녹지화'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자동차 제작사의 '환경 경영'이라고 하면 친환경차를 만들고 그 저변을 확대하는 일들이 중심에 있다고 상식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환경 경영이 개발 중심의 인프라 구축을 뛰어 넘는 차세대 사회적 공헌 중 하나라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이는 정답보다 하위 개념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환경 경영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차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花)려한 손길' 프로젝트나 인근 중국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현대그린존'은 환경 경영이 사회적으로 어떤 결실을 가져오는 지를 보여 준다.

◇'화려한 손길' 서울시를 품다
현대차가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화려한 손길은 낙후 지역의 환경을 꽃밭과 같은 녹화 공간 등을 통해 개선하는 작업이다.

단순히 기업이 자금을 쏟아 붓는 형태가 아닌,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이란 점에서 지속성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 첫 번째 대상으로는 남영역 굴다리가 선정됐다. 지난해 6월 서울시, 대학생 홍보대사연합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중고등학교 밀집지역이면서도 시민들이 통행을 꺼리는 이 지역의 환경을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꽃을 테마로 한 담벼락 벽화 작업 ▲역 주변 자투리땅을 활용한 꽃밭 조성 활동 ▲지역 주민 대상 캠페인 화분 전달 등을 통한 활동 등 손쉽게 할 수 있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에는 서울역 고가에 ▲폐타이어를 활용한 꽃밭 조성 ▲시민들의 소원을 담은 위시트리 설치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희망 씨앗 나눔 활동 ▲지문을 찍어 꽃과 숲을 표현한 기념물을 만드는 캠페인도 펼쳤다.

지난 1월30일 서울시장 표창장을 수상한 현대차의 환경 개선 프로젝트 '화려한 손길'. 출처=현대차

 

이같은 개선의 핵심은 '문화' 확산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으로도 환경을 개선한다는 의도가 화려한 손길에 녹아 든 것.

현대차의 프로젝트는 이런 면에서 녹색 문화 확산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정받으며 지난 1월 서울시장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도 안전하고 아름다운 서울을 만들기 위한 환경 개선 프로젝트 화려한 손길을 꾸준히 진행해 도시 녹화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초지 조성 전의 내몽고 차칸노르 지역. 지금은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를 통해 초지로 탈바꿈했다. 출처=현대차

 

◇한국과 중국 위협하는 황사 발원지에 만들어진 '현대그린존'
베이징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쩡란치의 보샤오떼노르 지역은 호수가 말라 황폐한 사막 지대다. 중국 내 대표 황사 발원지 중 하나로, 중국 북부와 우리나라의 황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사막 지대는 3년 뒤인 2018년이면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해당하는 4000만㎡, 약 1200만평이라는 규모의 초지가 조성된다. 현대차가 사단법인 '에코피스아시아와 진행하고 있는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다년생 식물인 감모초를 비롯해 관목류 등 다양한 현지 토종식물을 함께 심어 장기적인 초지를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종료되는 2018년 이후부터는 쩡란치 정부가 사업을 계승해 지속가능한 초지로 남기는 게 목표다.

초지 조성에는 현지 주민을 고용해 지역사회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는 의미도 담았다. 아울러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대학생 봉사단인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과 중국 대학생들이 함께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그린존 사업 전(왼쪽)과 이후(오른쪽)의 내몽고 차칸노르 지역 위성 사진. 출처=현대차

 

사실 현대차의 이번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는 두 번째다. 2008년에 첫 삽을 뜬 곳은 중국발 황사의 대표 발원지인 내몽고 아빠까치의 차칸노르 지역이다.

6년여간 진행된 이 첫 번째 현대그린존 프로젝트를 통해 5000만㎡의 방대한 초지가 사막을 덮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칼리성 소금 사막이었던 곳이다.

단일 초지 조성 활동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였던 이 프로젝트의 공로를 인정받아 현대차는 '중국 기업사회책임 국제포럼'이 선정하는 '중국사회 가장 책임감 있는 기업'에 올해까지 5년 연속 선정됐다. 두 번째 현대그린존 프로젝트의 반석이 된 부분이기도 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그린존 사업은 중국이 현재 당면한 가장 큰 환경 문제인 사막화 방지에 크게 기여하며 중국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은 성공적인 사회공헌 모델"이라며 "이번 두번째 사업은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지를 보존하는데 초점을 둬 더욱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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