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산양 서식지 훼손 우려"…양양군 "산양 주요 서식처 아냐"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설악산 케이블카 예정지에서 멸종위기야생동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의 모습이 포착됐다. 환경단체 측은 케이블카 건설 시 서식처 훼손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나 양양군은 주요 서식처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녹색연합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예정 노선을 조사한 결과 산양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산양은 남설악 해발고도 약 1100m에 위치한 무인카메라에 촬영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인근 지점에서는 산양의 배설물도 확인됐다.

녹색연합 측은 "케이블카 상부 종점 예정지인 끝청봉에서 대청봉까지는 불과 30여분 거리라 설악산 정상부 환경훼손이 불가피하다"며 "환경변화에 민감한 산양의 경우 현재 서식지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해당 지역이 산양 서식지일 경우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2011년 제정한 '자연공원 삭도 설치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케이블카 설치가 제한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법적 보호종 서식처에 케이블카 설치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상태다.

하지만 논쟁점은 남아 있는 상태다. 산양이 이곳을 서식처로 하고 있는 지, 지나갔는 지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부분 때문이다.

오는 4월 환경부에 공원계획변경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강원도 양양군은 해당 지역이 산양의 주 서식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철래 양양군 오색삭도추진단 계장은 "지난해 4월부터 10대의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관찰했지만 5월에 1번 화면에 잡혔을 뿐 이후 관찰되지 않았다"며 "배설물도 한 군데서 발견됐을 뿐 다른 곳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경우 가이드라인에 있는 '주요 서식처'라는 개념이 쟁점화할 전망이다. 가이드라인은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처·산란처 및 분포지"에 대해서는 지주나 정류장 설치를 최대한 회피토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주요 서식처'인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다"며 "양양군에서 아직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여서 평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양군은 오색리에서 설악산 끝청봉에 이르는 3.5㎞ 구간에 약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케이블카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설치 구간에 6개의 지주를 박는 문제와 탐방객 과밀로 인한 환경 훼손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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