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은폐로 사법기관에 고발된 5인 중 2명 올해 퇴직, 3명은 여전히 근무해
장하나 의원,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행태 지적…범죄 저질러도 시간이 약?

▲ 고리1호기 전경 (자료화면)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2년5개월 전인 2012년 3월,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고리1호기 정전 사고 은폐 사건으로 사법기관에 기소까지 됐던 주모자 5인이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근무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사건이 잦아들자 조용히 이들을 복귀시키는 '제 식구 감싸기'의 전형적 행태라는 지적이 거세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2년 2월 발생한 고리1호기의 12분간 정전 사고를 일지 조작 등으로 은폐한 5명 중 2명은 올해 3월에 퇴직했으며 나머지 3명은 여전히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29일 폭로했다.

해당 사건은 당시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장이었던 문 모씨를 비롯한 5명의 간부들이 12분간 원전이 정지하고 비상디젤발전기 2대가 모두 작동하지 않았던 사고를 보고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가 됐다. 당시 냉각수 공급 등의 문제로 큰 사고가 일어날 뻔했으나 법적 절차에 따르지 않았다는 것.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문씨 등은 내부 인사위원회 회부 및 원자력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의해 사법기관에 고발됐다. 한수원은 이 사건으로 300만원의 과태료와 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홍석우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작은 사고라도 통보를 하지 않았던 게 크다"면서 엄중한 문책을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공염불이었다.

장 의원의 확인 결과 한수원은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았다. 또 휴직 및 직위해제 됐던 이들은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두 복직했다.

이 때 고리1호기 운영실장과 기술실장을 지내던 김 모씨와 정 모씨는 올해 3월에야 퇴직했다. 또 공모 주모자인 문씨는 다음달 말 퇴직 예정이며, 임 모씨와 장 모씨는 현재 각각 신고리제2발전소 시운전발전팀 부장과 신한울제1발전소 시운전발전 팀장을 맡고 있다.

장하나 의원은 "정전 은폐 사건은 직원들 선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당시 한수원 사장도 책임질 사안임에도 사장은커녕 해당 직원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원전마피아의 제 식구 감싸기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원전사고 은폐가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구조 하에서는 원전의 안전성이 결코 보장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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