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4대강사업 이후 수생태계 변화 사항 폐사 원인으로 지목

▲ 수거한 강준치 폐사체 = 출처 국립환경과학원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지난 7월 낙동강 중상류 지역인 칠곡보 인근에서 집단 폐사한 강준치 500여마리의 폐사 원인이 보 설치 등 4대강사업으로 인해 변화한 수생태계 여건 때문이라는 국가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적합한 산란 환경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폐사 발생 직후인 지난달 21일부터 12일간 칠곡보 하류에서 수거된 537마리의 강준치 폐사체에 관한 정밀분석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정부기관이 4대강사업 이후 특정 어종에 대한 폐사 원인 분석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폐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산란 스트레스가 꼽혔다. 각 지표들을 측정해 봤을 때 용존산소량(DO)과 수온이 강준치의 산란에 스트레스를 줄 정도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강준치들의 폐사 시기 당시 칠곡보에서 강정고령보로 유입된 수량은 전년대비 3분의 1 수준인 51.8㎥/sec으로, 직하류의 용존산소량은 6.5~13.1㎎/ℓ에 달했다. 이는 폐사 유발수준(2㎎/ℓ)보다 최대 6.5배 이상 높은 수치로, 어류의 아가미 등에 스트레스를 줄 정도의 수치라는 설명이다.

또 수온은 27.8도에서 30도로 폐사전 평균 수온보다 최대 4도 정도 높았다. 해당 구간의 pH 농도 역시 폐사 전과 비교해 7.2~9.5 범위를 보여 어류의 생리적 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8.5 이상을 기록했다. 폐사 직전인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의 평균 pH 농도는 8.0이었다.

아울러 산란 장소가 되는 수변식물들이 형성되지 않은 구간이라는 점, 생태계 교란종인 배스 등 경쟁어종과의 서식지 경쟁까지 치열해진 점 등도 복합 요인으로 작용했다.

조사에 참여한 장민호 공주대학교 교수는 "보에 설치된 어도를 따라서 이동하지 않은 강준치들이 나쁜 여건 속에서 산란을 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라서 산란에 스트레스를 주는 환경 때문에 죽을 수 있다"며 "산란이 폐사 원인과 가장 밀접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복합적 환경이 조성된 데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보가 설치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도 밝혔다. 강준치는 주로 유속이 완만하고 수량이 많은 강하류 지역이 주 서식지였으나 4대강 보가 생기면서 수심이 깊고 유속이 느린 서식 가능 지역이 늘었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중상류인 칠곡보까지 서식처를 넓혔고, 새로운 환경에 익숙치 못한 1~2년생 암컷 강준치들이 주로 폐사했다는 것. 실제 과학원이 초기 폐사어 9마리를 조사한 결과 8마리가 암컷이며 과반이 20~30㎝ 크기였다. 금강과 낙동강 본류, 새만금 수역의 강준치 크기가 대부분 30~40㎝인 것과 대비된다.

송호복 한국민물고기생태연구소 소장은 "처음 새끼를 낳거나 두 번째 정도 새끼를 낳는 개체들이 주로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덕희 과학원 물환경연구부장은 "칠곡보와 강정고령보 사이 구간은 커다란 지천이 없고 예전부터 수변 식물들이 없었던 곳"이라며 "서식지나 산란터로는 부적합하다"라고 덧붙였다.

잉어목 잉어과인 강준치는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게 생긴 육식성 어종으로 주로 치어나 갑각류, 수서곤충 등을 먹고 산다. 산란 시기는 5월에서 7월로, 수심 1m 이내에 자라나는 수초 줄기에 알을 부착해 산란하는 특성이 있다. 낙동강 유역에는 80년대부터 서식이 확인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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