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에너지의날 기획 - 제로카본 그린홈(Zero Carbon Green Home)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건축한 '제로카본 그린홈(Zero Carbon Green Home)' 전경 = 출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우리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일상 생활 속으로 스며 든 다양한 건축 기술들의 혜택을 맛보며 살고 있다. 보일러 대신 들어선 전력을 통한 난방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율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2011년 '9.15 대정전'에서 보듯 유한한 에너지를 고려하면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선진국들이 주택의 에너지 절감과 효율의 극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에 환경TV는 다가오는 '에너지의 날'을 맞아 최근 국내외로 주목받고 있는 '녹색건축물'을 조망해보려 한다. 그 2부 순서로 패시브하우스로 대표되는 일반 주택의 사례들을 살펴 본다. /편집자 주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 A씨 가족은 지은 지 십수년이 지난 아파트에서 최근 지은 에너지 절약형 다세대 주택인 '패시브하우스'로 1년전에 이사했다. 같은 25평(83.52㎡)이지만 1년을 살아 본 지금, A씨는 연간 난방비용과 전기요금에서 확연한 차이를 본다. 연간 63만2000원씩 나오던 난방비가 12만6000원으로 뚝 떨어졌다. 전기요금 또한 연간 53만원씩이던 것이 1년에 4만6000원 수준까지 절감됐다. 각각 지난 집에서 내던 비용보다 80%와 91% 정도 줄어든 셈이다. 이를 통해 A씨는 연간 100만원 가까운 에너지 사용료를 줄일 수 있었다.

A씨의 스토리는 가상의 사례다. 하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에 건축한 시범 사례인 '제로카본 그린홈(Zero Carbon Green Home)'에서 실제로 관측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생활 속에서는 각자 냉난방 사용량이 다른 만큼 같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오는 2017년부터 모든 신축주택은 난방에너지를 90% 이상 절감하도록 의무화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에너지 절감율을 보이는 제로카본 그린홈을 우리 주변에서 만날 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

◇패시브하우스, 에너지 소비·탄소 배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패시브하우스란 일반적으로 냉난방 시스템 없이도 쾌적한 실내기후를 보장하는 건물을 지칭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내린 정의로 보면 연간 단위면적 당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15㎾h/㎡ 이하이며, 연간 가전·급탕·난방 에너지를 포함한 1차 에너지 소요량이 120㎾h/㎡ 이하인 건물을 말한다.

난방 에너지만 놓고 보자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공동주택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다. 기존 주거용 주택의 경우 연간 150~200㎾h/㎡의 난방 에너지를, 공동주택은 100~120㎾h/㎡ 정도를 소비한다. 초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패시브하우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독일 등 유럽국가들에서는 난방에너지의 90% 이상을 절감하는 패시브하우스 보급이 활성화 된 상태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은 2020년 이후부터 모든 신축건축물의 '제로(0)' 에너지를 의무화할 예정이기도 하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또한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과도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2020년까지 건축 분야 온실가스 감축률을 26.9%로 규정했다.

다만 문제는 에너지 저소비 구조 건물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 대비 효과다. 즉 효율성 문제가 우리나라 패시브하우스 분야 발전의 관건이다. 이는 지난해 대한민국 녹색건축대전 우수상을 받은 제로카본 그린홈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동우 건기연 그린빌딩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제로카본 그린홈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홈 정책에 대응하고 저에너지 공동주택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난방에너지 소요량 줄이면서도 비용경제적인 그린홈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제로카본 그린홈 속 7가지 핵심 아이디어, 패시브하우스를 말하다
건축면적 338.30㎡, 8층 높이의 제로카본 그린홈 속에 적용된 '에너지 초 절전' 기술은 크게 7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고성능 초단열 시스템
우선 기존 창호 대비 3배 정도 뛰어난 단열 성능을 지닌 고성능 초단열 시스템 적용이다. 창호는 열 손실의 60%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창호에서 손실되는 열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

단순히 창호뿐만 아니라 현관문·발코니처럼 난방이 필요없는 공간과 방 등 난방 공간을 분리하는 단열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초단열 시스템의 연장선이다.

▲고기밀화
창호의 고기밀화도 단열 성능을 향상하는 수단 중 하나다. 고기밀화란 기밀테이프 시공을 통해 열이 외부로 새거나 한기가 안으로 들어 올 수 있는 틈새를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창호와 벽체가 만나는 모든 공간, 벽 속 전선배관 등 모든 설비배관에도 기밀테이프를 적용했다.

▲자연에너지 활용
남향으로 주택을 배치하고 남측의 창호는 크게, 북측은 작게 만드는 것도 패시브하우스를 위한 기능 중 하나다. 이를 통해 겨울철 일사량을 최대한으로 받아 난방에너지를 절감하는 데 쓴다.

▲폐열 회수 환기장치
집안의 난방에서 일어나는 커다란 열 손실 중 하나가 환기다. 제로카본 그린홈은 이 환기 과정에서 일어나는 열손실을 막기 위해 실내공기의 열을 흡수, 외부 유입 공기를 실내와 비슷하게 조절·공급하는 폐열 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환기로 인한 손실의 75%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린홈 서버 구축
에너지 사용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가 바로 효율적인 이용이다. 제로카본 그린홈은 운영관리의 최적화를 위해 에너지원별 소비 에너지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한 관리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개별 가전기기의 에너지 절약뿐 아니라 거주자의 에너지 절약도 유도한다.

▲난방열원설비 용량의 최소화
제로카본 그린홈에 구축된 난방열원설비의 용량은 기존 대비 5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효율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는 건물 외부의 고단열화와 고기밀화로 난방 부하가 줄어든 것이 시너지로 작용했다.

▲태양광의 사용
연간 4만5000㎾h의 전력을 생산하는 300W(와트)급 태양광 패널 120매 역시 에너지 사용량 저하 역할에 한 몫 하고 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제로카본 그린홈은 현재 거주조건에서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적용 기술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며 "결과분석을 통해 올해 말 바람직한 미래형 그린홈 공동주택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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