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성장 방해는 물론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으로…식습관 95% 엄마 탓

[환경TV뉴스] 이규복 기자 = 부산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9·여)는 하루가 다르게 살이 찌는 초등학생 아들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얼마 전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더니 중등도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식습관이다. 맞벌이부부인 이씨와 남편이 직장에 가있는 동안 아이는 입맛에 맞는 과자, 패스트푸드, 아이스크림 등을 자주 먹는다. 하루 종일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것도 살을 찌게 하는 원인이다. 처음에는 지금 찐 살이 청소년기가 되면 모두 키로 갈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소아비만이 키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인근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초·중·고교생에서 나타나는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 부족과 과다한 영양섭취다. 과거에 비해 섭취하는 칼로리는 증가했지만 운동 등 야외활동은 줄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45%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소아비만은 국내뿐만 아니라 이웃나라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아비만 전문의들은 10~13세에 시작된 과체중 및 비만의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뚱뚱한 아이는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에 잘 걸리게 되고 키도 제대로 크지 않게 된다. 소아비만을 유발하는 아이의 식습관은 95% 이상 엄마의 영향을 받는다.

비만인 엄마에서 비만인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5배 높다. 할머니가 키운 아이도 소아비만율이 높다. 할머니들은 소아비만에 대한 경각심이 없어 식생활에서 올바른 규율을 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음식을 선택하는 주체가 아니라 어른에게 제공받으므로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식습관은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들이 자주 먹는 간식은 탄수화물, 고열량, 고지방이 다량 함유돼 비만을 유발한다.

정작 필요한 영양소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인공조미료의 맛은 중독성이 강하고 자극적이어서 아이가 계속 먹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밥을 먹을 때 TV, 신문, 책, 인터넷을 멀리하라고 조언한다. TV나 책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맛에 둔감해지고 음식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키 부산시청점 이재준 원장

 

뚱뚱하면 사춘기가 빨리 와 키 성장이 방해받게 된다. 비만아는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한다.

지방이 많을수록 피하지방에 ‘렙틴’ 성분이 많아지고 이는 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를 빨리 오게 한다.

성장클리닉전문 한의원 하이키 부산시청점 이재준 원장은 “비만 남아는 정상인 아이보다 사춘기가 1년 이상 빨리 왔으며 비만 여아의 37.5%가 초경을 11세 이전에 시작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이 같은 성조숙증은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성조숙증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빠른 2차 성징과 성장판의 조기 골단 융합으로 키 성장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정상안 아이보다 7~10㎝의 키를 손해 보게 된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과 건강을 위한다면 수영, 조깅, 등산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게하고 어린시절부터 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

이재준 원장은 “비만으로 인한 성조숙증을 치료할 땐 체지방을 줄이면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감비조경(減肥調經)요법을 사용한다”며 “율무·인진쑥·강황 등 콜레스테롤 및 지방 분해효과가 있는 약재로 처방한 감비성장탕은 성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맞춰주고 살은 빠지면서 키는 크게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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