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 균형’ 틀어지면 자궁이 차가워지고 임신도 어려워

▲ 출처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중

 

[환경TV뉴스] 이규복 기자 = 가수 장윤정이 ‘왕비 골반’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지난달 13일 자연분만으로 결혼 1년 만에 득남한 도경완·장윤정 부부의 출산 전 검진 모습이 지난 29일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전해지며 화제가 됐다.

이 프로에 출연한 주치의 김미하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왕비 골반’이라 아이를 잘 낳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급 칭찬에 도경완 씨는 “아이를 셋은 낳자”며 기뻐했다.

골반의 모양과 크기는 산모가 아이를 얼마나 수월하게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어른들이 하는 말 중 ‘엉덩이가 펑퍼짐하니 아이를 잘 낳겠다’는 소리도 여기서 비롯됐다.

여성의 골반은 섬세하고 약하며 인대가 부드럽다. 출산 시엔 치골 결합 부분이 벌어지는 구조가 돼 아이가 무사히 산도를 통해 나올 수 있게 된다.

여성의 골반은 남성과 다르게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배란과 생리주기에 맞춰 미묘하게 벌어졌다 닫히기를 반복한다. 생리를 통해 몸속의 노폐물을 원활하게 배출하기 위해서다.

생리가 끝나고 배란 시기가 다가오면 2주간 점진적으로 닫히다가 배란이 끝나고 다음 생리 시기가 올 때까지 2주간 다시 천천히 벌어지는 등 개폐운동을 되풀이 한다.

하지만 동양 여성은 유전적으로 골반이 좁고 동양 신생아는 서양 신생아에 비대 상대적으로 체중과 머리가 크기 때문에 출산 중 불가피하게 골반조직과 질이 입는 손상이 크다. 아예 자연분만이 어려운 경우도 적잖다.

김미하 원장은 “태아의 머리와 산모의 골반 크기가 맞지 않아 생기는 ‘아두골반 불균형’이라고 한다”며 “이런 경우 산모의 골반이 태아의 머리에 비해 너무 작아 태아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려워 제왕절개를 시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은 골반이 좁아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는 경우가 적잖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9월 2012년 한 해 동안 15~44세 기혼여성 9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4.3%(326명)가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했다. 그 원인으로 ‘아두골반 불균형’이 22.4%로 가장 많았다.

김 원장은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골반운동을 꾸준히 실시해 골반기능을 발달시켜 순산을 유도해야 한다”며 “골반 크기 자체를 늘릴 수는 없지만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골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자궁이 차가워지고 바른 위치에 놓이지 않아 임신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라며 “임신됐다 하더라도 태아가 자라면서 산모의 건강을 해치고 난산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골반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하이힐 착용, 짝다리를 짚거나 다리를 꼬는 등 한쪽으로 치우친 자세, 급작스러운 체중 증가 등을 꼽는다. 이로 인해 하체비만, 다리 부종, 수족냉증이 나타나면 따뜻한 자궁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 원장은 “킬힐이 유행하면서 임신했는데도 하이힐 등 높은 신발을 즐겨 신는 산모가 늘었다”며 “이럴 경우 골반 전체가 앞쪽으로 쏠리면서 삐뚤어지고 요통의 원인이 되며 특히 임신 중에는 몸무게가 늘면서 골반 피로도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임신 중에는 2~3㎝ 안팎의 낮고 편한 신발을 신는 게 바람직하다.

임신했다고 마음껏 먹다가 급격히 체중이 늘면 골반이 받는 하중이 커진다. 심한 과체중은 난산을 유발하고 진통이 심해져 골반이 손상을 크게 입을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골반운동으로는 쪼그려 앉기, 가부좌로 앉기 등이 추천된다. 골반을 넓히고 하반신의 힘을 길러주므로 순산에 효과적이다. 출산할 때 아이가 나오는 산도를 부드럽게 해서 통증을 줄여준다.

김미하 원장은 “골반이 건강하면 골반이 보호하는 생식 기능도 활성화 된다”며 “순산을 도울 뿐만 아니라 여성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되면서 피부에 윤기가 나고 탄력이 생기는 등 건강한 아름다움을 가꿀 수 있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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