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파손된 냄비의 리벳 접합부. 이 냄비는 홈플러스가 자체 브랜드(PB)로 판매했던 상품이다 = 출처 피해자

 

[환경TV뉴스] 정택민 기자 = 홈플러스가 기획판매한 상품의 결함으로 사고를 당한 고객의 애완용 고양이에 대해 '중고 고양이'라며 보상비용을 깎으려다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생명을 중고품으로 경시한 태도가 가장 문제가 됐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루리웹에는 홈플러스에서 구매했던 냄비가 폭발해 고양이가 화상을 입었다는 내용의 글이 두 차례에 걸쳐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정모씨(34)는 "주방에서 냄비에 국물을 넣고 끓이던 중 갑자기 냄비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뒤집어졌다"며 "냄비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부품인 리벳이 벌어져 있었다"며 운을 뗐다.

이 과정에서 정씨의 고양이가 끓는 국물을 뒤집어쓰고 양측 흉부와 등, 체간부에 화상을 입었다.

고양이를 진료한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설 동물병원은 "화상으로 인한 피부 손상 및 탈모 증세를 보였으며 장기간 지속적인 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소견을 냈다.

정씨에 따르면 고양이가 2회 치료를 받는데만 치료비가 30만원 가량 들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치료를 수십번 받아야 한다.

폭발한 냄비는 정씨가 홈플러스 대구 내당점에서 9900원에 구입한 '고쿡 스텐 냄비세트' 기획 PB상품으로 중국에서 제조됐다.

사고 내용을 접수받은 홈플러스는 처음에 치료비를 전액 변상하겠다고 했으나 갑자기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를 들며 말을 바꿨다.

정씨는 "홈플러스 측에서 '고양이는 대물이고 키우고 있던 중고 고양이임을 감안해 감가상각을 적용, 신품 고양이 가격의 70%를 변상하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화가 난 정씨가 본사 책임자와의 통화를 요구했지만 "고객과 일일이 다 대응할 수 없다"며 거부당했다.

이 같은 사연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누리꾼들과 동물 애호가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4일 현재 해당 사이트에서 정 씨의 게시물 2건에 달린 댓글만도 295개다.

누리꾼들은 "살아있는 생명을 중고 취급하다니 장난 아니다" "치료비를 달래니까 무슨 신품타령이냐" "홈플러스 이제 웬만하면 가지 말아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홈플러스는 정씨에게 연락해 "치료비 전액과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정씨는 이에 대해 "내게 위로금을 주는 대신, 그 액수만큼 사료를 구입해 유기견·유기묘를 위해 써 달라"고 답하고 이 내용 또한 사이트에 게재했다.

한편 홈플러스 측은 "매장에 남아있던 재고 100여개는 모두 회수했다"며 "기존 구매자 중 원할 경우 즉각 환불 조치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jtm1122@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