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남조류, 오염 강한 저서생물과 생태계교란식물 증가…여울성 어류는 감소

▲ 금강에서 자취를 감춘 멸종위기종 1급 흰수마자 = 출처 박용훈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 이후 해당 지역의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 등으로 인한 물 흐름 변화가 금강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흰수마자를 사라지게 하는 등 기존 4대강 수생태계를 과거와는 다른 생태계로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범대위)와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조사위)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4대강수계관리위원회가 작성한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 분석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한 해 동안 각 보 구역의 수생태계 모니터링 결과와 2010년부터 시작한 연도별 모니터링 결과를 담았다.

그 결과 각각의 유역별 차이는 있지만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녹조 중에서도 독성을 띤 남조류의 증가 추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흐르는 물에 서식하며 산소를 필요로 하는 '여울성 어종'의 감소 추세도 확인됐다. 당장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 꾸구리, 돌상어 등의 여울성 어종이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수변지역의 경우 정비를 위해 땅을 갈아 엎으면서 환경 적응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한 생태계교란종들이 토종 식물들의 위치를 대신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우선 8개 보가 있는 낙동강 유역이 가장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완공 이후인 2012년부터 독성 남조류가 우점종으로 변화했으며, 특히 2013년 이후 남조류 현존량은 월등히 증가했다.

수중에서는 법적 보호종인 흰수마자와 백조어의 서식개체수가 감소했다. 대신 깔따구류 등 오염에 강하고 흐름이 없는 곳에서 서식하는 종류가 늘었다.

수변 역시 외래종과 가시박과 같은 생태계 교란식물들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아울러 수위가 상승하면서 버드나무 군락이 고사했다.

3개 보를 보유한 금강 역시 본류에서 흰수마자가 사라졌다. 지류에서도 보호종의 개체수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곳도 낙동강과 마찬가지로 생태계교란식물이 증가했다.

금강과 동일하게 3개 보가 있는 한강에서도 여울성 어류 중 멸종위기종인 돌상어 등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생태계 교란식물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보가 적은 영산강(2개 보)의 경우 고인 물을 선호하는 종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4대강범대위 등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살펴볼 때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내세운 '하천 생태계의 복원'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대강범대위 측은 "보 설치 이전 비교자료가 매우 부족해 변화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2010년 이전 데어터와 비교한다면 생태계 변화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니터링 매뉴얼'이 없어서 각 수계별 조사항목과 구성, 데이터 표기 방식 등이 제각각이여서 변화상 비교에 한계점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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