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닿는 유니폼에 환경호르몬 그대로 남아…축구화 81%서도 발견
아디다스 축구화 '프레데터'의 경우 자체 규정 최대 14배 초과해

▲ 출처 그린피스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브라질 월드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수들을 비롯,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는 월드컵 용품에 환경호르몬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19일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과 한국과 독일 등 16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디다스, 나이키, 푸마 제품의 독성 화학물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와 유니폼, 축구화, 골키퍼 장갑 등 모두 33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대다수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Cs), 노닐페놀 에톡시레이트(NPEs), 프탈레이트, 디메틸포름아미드(DMF)가 검출됐다.

환경호르몬은 체내에 축적될 경우 발달장애나 생식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특히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국내외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제품별로 보면 축구화의 경우 21켤레 중 17컬레에서 PFCs의 일종인 PFOA가 검출됐다. 골키퍼 장갑 역시 4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PFOA가 나왔다. PFOA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생식독성이나 기형유발에 대해 추가 연구를 필요로 한다고 밝힌 물질 중 하나다.

이들 제품 중 아디다스의 대표적 축구화인 프레데터(Predator)와 메시 축구화로 유명한 아디제로(Adizero)의 경우 업체들의 자체 규정보다 각각 14배에서 6배 높은 PFCs 함량이 확인됐다. 아디제로 제품의 경우 국내에서 시판되는 제품을 구입해 분석한 것이다.

특히 유럽연합(EU)과 우리나라에서 36개월 미만 유아용품에 사용을 제한한 DMF는 21개 축구화 모두에서 검출됐다.

인체에 직접 접촉하는 유니폼 역시 이들 물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들 물질은 생산 과정에서 물을 오염시킬뿐만 아니라 가정 등에서 세탁할 경우 2차 피해까지 양산할 가능성을 지닌다.

아울러 공인구인 브라주카에서는 NPEs가 발견됐다.

해당 시험은 영국 엑서터대학 소재 그린피스 연구소와 독일의 독립 공인 연구소 등 두 곳에서 각각 진행됐다.

그린피스는 국내외 축구용품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업체들이 과거에 약속했던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지 않은 채 시중에 유통시켜 월드컵 정신을 해한다고 지적했다.

김혜경 그린피스 선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두 브랜드는 연간 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전세계 축구용품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이들의 제품 생산방식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팡 리(Yifang Li) 그린피스 동아시아 디톡스 캠페이너는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3년 전 독성물질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지금까지 어떠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연구 보고서에 언급된 모든 제품들이 한국에서도 팔리고 있는 만큼 한국 제품에 국한하지 말고 전체 결과를 눈 여겨 봐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2011년부터 제품에 유해화학물질을 사용하지 말자는 디톡스(Detox)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이 중 축구 복장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man3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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