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TV뉴스] 정택민 기자 = 다운사이징(Downsizing). 자동차 업계에서 유명한 키워드 중 하나다.

이름 그대로 '덩치(Size)를 줄인다(Down)'는 뜻이다.

원래 기업이 사업축소나 정리해고를 시행할 때 쓰였던 용어지만 현재는 '자동차 부품의 소형화·단순화'를 지칭하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자동차의 다운사이징은 차 크기를 유지하되 무게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 저배기량 엔진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유가상승과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방식은 지난 2000년 이전부터 쓰였지만 기술의 한계로 차량의 성능이나 수명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다운사이징 유행이 시작된 것은 기술이 많이 발달한 2010년 이후였다.

포드는 고효율 저배기량의 에코부스트 엔진을 주력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이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배기량이 낮음에도 연소효율이 20~30%가량 높아서 동등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외국차 회사들도 다운사이징 차량을 내놓고 있다.

다운사이징이 빛을 보는 분야는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2013년에 아이패드 에어를 내놓으면서 부피와 무게를 대폭 줄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인텔과 AMD는 각각 베이트레일과 카비니라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발표했다.

이 제품들은 소모전력이 기존 제품의 10~40% 수준임에도 일반 용도(웹, 문서작성, 동영상 재생)로 활용할 때 체감성능의 차이가 거의 없다.

프로세서가 전기를 덜 먹기 때문에 덩치가 어른 손바닥만한 미니PC를 구현할 수 있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쓴 미니PC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일반 PC 수준의 성능을 갖춘 제품은 최근에야 출시됐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제대로 된 다운사이징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운사이징은 소비자에게 유지비 절감 등의 장점을 제공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과거에 자동차 업체들은 고급 중형차의 주행성능을 높이기 위해 6기통 엔진을 주로 얹었지만 현재는 그보다 부품이 덜 들어가면서도 가벼운 4기통 엔진을 선호하고 있다.

부품이 적게 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또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미지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PC 업계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밀려 침체된 PC 시장의 대안으로 미니PC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jtm1122@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