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피해자 비난' 글 이후 '정몽준 테마주' 모두 악재로 전환
현대중공업 근로자 사망사고에 이어 오일뱅크 매수주문까지 몰려

[환경TV뉴스] 정택민 기자 =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내뱉은 '세월호 피해자' 비하 발언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정몽준 의원의 고개숙인 사과에도 불구하고 '정몽준 테마주'들이 폭락하는 등 악재가 줄을 잇는 모습이다.

23일 오전 10시50분 현재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전날 대비 2.16%p가 빠진 2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수혜주로 분류되던 코엔텍과 현대통신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비상장기업인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이날 현재 1만3000원대의 매수 주문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서울시장 경선 경쟁자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제기한 '주식 백지신탁'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업으로 정 의원이 최대주주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정 의원 막내아들의 '국민 미개' 발언 파장이 커진 직후인 지난 21일 오후 4시쯤 선박건조장 내 LPG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정 의원이 아들의 글로 대국민 사과를 한 그날 발생한 사고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작업 도중 바다로 추락해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이내흔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현대통신과 현대중공업이 2대 주주인 코엔텍 역시 후폭풍을 맞은 대표적인 '정몽준 테마주'다.

▲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된 글. 현재는 삭제됐다 = 출처 페이스북 캡처

 

'국민 미개' 발언이 대중에 널리 퍼지기 시작한 21일 양 업체는 전날 대비 10~11%p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2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보합세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정 의원이 부담하고 있는 악재 중 하나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지분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카드다.

지난 2월21일까지만 해도 장외시장에서 1만4080원에 거래되던 주당 매매가격이 이날 현재 일부 장외시장의 경우 매수 호가가 1만3500원까지 내려갔다.

거래가 하락도 하락이지만 이번 아들 발언이 서울시장 경선과 관련한 경쟁자들의 타깃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될 듯 하다.

김 전 총리는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이전인 지난 9일 '새누리당 경선후보 TV토론회'에서 현대오일뱅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바 있다.

그는 "정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등의 계열사를 통해 서울시와 업무관계를 맺고 있어 처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정 의원을 압박했다.

정몽준 의원의 막내아들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니 대통령에 소리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한다"며 실종자 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정몽준 의원 역시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고 당시 "이제는 사건을 덮고 잊는 것이 어떠냐"는 발언을 해 물의를 산 적이 있다.

jtm1122@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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