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롯데제과 등 높은 이익에도 가격인상 단행 논란

[환경TV뉴스] 김세헌 기자 = 최근 유통업계의 잇단 제품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물가가 치솟고 있는 현실에서 주요 유통기업들이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는 것.

특히 ‘유통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그룹의 계열사들이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인기제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외에도 농심, 삼립식품, 크라운제과 등이 최근 식품가격을 잇달아 올리면서 가격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유통기업의 인기제품 평균인상률이 산출근거와 무관하게 가격인상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재무상황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이나 경영혁신, 내부적인 원가절감 노력보다는 ‘소비자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 마진을 유지하고 증가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최근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칸타타, 게토레이 등 14개 인기제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농심의 경우 새우깡, 양파링, 자갈치 등 15개 제품이, 삼립식품은 빵류 제품 703종 가운데 175종의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각각 2.2%, 1.3%였음을 감안한다면 기업이 내세우는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을 가격인상 요인으로 밝힌 것은 설득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다.

◇ 갖은 핑계로 걸핏하면 인상카드 ‘만지작’

최근 제품가격을 인상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2012년 영업이익률은 7.7%, 2013년 3분기 영업이익률은 8.9%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 스스로 가격 인상의 근거로 밝힌 인건비도 2013년 3분기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2012년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격조사 결과 펩시콜라는 201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평균 소비자가격이 74.1%가 올라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 이면에는 소비자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이 감춰져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의 상당수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거나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는 등 호의적인 시장 상황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소비빈도가 높은 제품의 가격인상을 통해 손쉽게 소비자가격으로 회사의 이익을 유지해 왔음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가상승 등을 이유로 연초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실제 매출원가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인상 명분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칠성의 경우 음료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원료 가운데 주정 가격은 평균 3.6% 상승했으나 가장 많이 투입되는 당분류나 오렌지 농축액 등의 가격은 5~17%나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제과 역시 빼빼로 등 인기제품의 가격을 두자리수(11.1~20%) 인상할 예정이다. 하지만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오히려 2012년 63.1%에서 지난해 62.6%로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기업들은 정확한 산출근거 없이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빌미로 가격을 대폭 인상시켜 바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며 “가격 인상 전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반드시 한 번 더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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