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붕 개발 42년 만에 국내 민간기업 첫 참여

 

해저광물자원 발굴을 위한 국내 대륙붕 개발 사업에 한국 민간 기업이 최초로 참여한다. 대륙붕 개발 42년만의 일이자 가능성도 높아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산유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9일 해저광물자원개발심의회를 열어 국내 대륙붕 제6-1해저광구 중부와 남부지역에 대한 탐사권을 허가했다.

이번 탐사권 허가로 1994년 외국회사인 커크랜드 철수 후 석유공사 단독으로 추진해온 대륙붕 개발에 민간업체가 처음 가세하게 됐다. 앞서 1986년 경인에너지가 한일 공동개발구역에 10% 지분으로 참여한 바 있으나 단순한 지분 참여의 개념이었다.

◇ 한국의 대륙붕 개발사

우리나라의 근해저 대륙붕 개발은 1970년 정부에 의해 해저광물자원개발법이 제정된 전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미국 걸프사의 서해 제2광구 탐사를 시작으로 해외 10여개 탐사업체와 손잡고 석유 시추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근해 12개 광구에서 44개의 시추공을 뚫었으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그러다 29년이 지난 1998년 한국석유공사의 동해 6-1광구에서 발견된 ‘동해-1 가스전’에서 천연가스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세계 95번째 산유국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지만 동해-1가스전의 천연가스는 2004년부터 8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하루 1000t의 가스를 생산하는 것만 허용했을 뿐 더 이상 기대를 할 수 없었다.

동해-1가스전 이후 다시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기다리던 ‘소식’은 없었다.
그동안 대륙붕 탐사 및 시추에 들어간 비용은 5억1000만달러, 한화로 약 5500억원에 달한다. 탐사 결과가 부진하자 외국계 회사들도 국내 대륙붕 개발에서 손을 뗐다.



◇ 다시 쏘아올린 명실공한 산유국으로의 희망

정부의 이번 탐사권 허가로 남부지역은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석유공사가 70%와 30% 지분으로 참여하되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권을 갖는다.

중부지역은 석유공사와 STX에너지가 70%와 30%의 지분으로 참여하면서 공동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탐사 기간은 2019년까지 8년.

정부는 민간 기업의 개발비용 중 최대 40%를 융자금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않는 다는 조건인데,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유전개발을 하며 쌓은 노하우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대우인터내셔널은 버마 해상광구에서 총 9000만t 규모의 대형 가스전을 발견한 뒤 2013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STX에너지도 해외에서 대형 가스전 지분 인수를 통해 에너지 개발사업의 경험을 축적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17년간 석유공사 단독으로 추진해온 대륙붕 개발에 국내 민간 업체가 처음 가세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공기업과 민간 회사의 장점이 합쳐져 대륙붕 개발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석유공사는 11월 제8광구에서 호주 우드사이드사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1800m 깊이의 심해 시추도 병행 추진한다.

석유공사는 오는 11월 말까지 시추작업을 진행한 후 늦어도 내년 2월까지 시추 평가 분석 자료를 내놓을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명실공한 산유국임을 선언할 수 있을 지 판가름 나는 연말연시가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다.

김정문 기자 jmoonk99@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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