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해양생명체 중 인류와 유사한 유전자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해양포유류에 속하는 고래의 유전체적 특성을 세계 최초로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테라젠이텍스바이오연구소 연구팀의 주도로 국내외 24개 기관의 모두 55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차세대 시컨싱기술을 이용해 우리나라 근해에 서식하는 밍크고래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분석했다고 24일 밝혔다.

차세대 시컨싱기술이란 생물체의 유전 정보를 구성하는 DNA 염기서열 정보를 저비용, 고속, 대용량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번 연구 결과는 포유류인 고래의 저산소와 해수 등에 관한 해양적응 기작을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저산소증과 심혈관질환 등과 같은 여러 질병 연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또 비교유전체 연구를 위해 긴수염고래와 병코 돌고래, 상괭이의 유전체도 해독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포유류의 해양 적응 및 진화와 그리고 인간의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과 중국 등 그동안 생물유전체 연구를 선도해온 국가들이 고래의 유전체 해독을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고래 분자 유전학 분야를 선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정현 해양과기원 단장은 "어류와 달리 아가미가 없는 고래는 호흡하지 않으면서도 최대 1시간 이상 잠수할 수 있는 특이한 포유류이며, 이는 산소 결핍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기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저산소증이 인간의 뇌졸중, 심장마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저산소증 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을 비롯한 의학계의 발전에도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 해양생명공학기술개발사업의 '해양·극한생물분자유전체연구단' 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밍크고래 유전체와 고래목의 수상 생활 적응' 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 11월25일자(한국시각)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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