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정터널서 사고대비 훈련, 다음날 대구역 사고 땐 적용 못 해

▲ 지난달 30일 부산 금정터널에서 실시한 코레일 화재대응훈련 모습 = 제공 코레일

 

코레일이 대구역 사고 발생 하루 전날 '사고 대응훈련'을 실시했지만 바로 다음날 발생한 탈선사고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승객들은 코레일을 향해 "훈련은 보여주기식이냐", "실전에 적용 못하는 훈련은 왜 하냐"는 등 원성이 자자한 상태다.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오전 2시 부산 금정터널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 등과 함께 열차 화재사고에 대비한 인명구조와 차량 구원 등 훈련을 실시했다. 
 
팽정광 코레일 사장직무대행도 이날 훈련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사고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훈련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대구역에서 발생한 열차사고에서는 사고 직후 10여분간 대피 안내방송이 작동 안 승객들이 스스로 창문을 깨고 철로를 걸어 대피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불행 중 다행으로 사고 열차들이 저속 운행 중이어서 대형 참사는 피했지만, 코레일측의 이번 대구역 사고 대응 미숙은 향후 계속해서 지적사항으로 도출될 전망이다.
 
당시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열차의 방송시스템이 고장 나 안내방송을 할 수 없었으며, 승무원들은 열차 내 승객을 확인하느라 대피하는 승객들을 안전하게 유도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선로 복구 및 차량 구원도 늦어져 승객 이용이 많은 주말 내내 경부선 운행이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30일 훈련은 소방서와 함께 진행한 것으로 터널 내 열차 화재 상황에 대한 훈련만 진행됐다"며 "전반적인 비상대응매뉴얼 검증이 이뤄지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열차를 이용한 한 승객은 이같은 소식을 듣고 "바로 전날 사고대응 훈련을 했음에도 다음날 사고에 대응이 늦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화재사고와 추돌사고에 승객대피 매뉴얼이 다를 수가 있나"라며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코레일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물어 사고를 낸 열차 기관사와 대구역 역장 등 8명을 직위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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