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내 워터파크 건설 '조건'으로 내건 자연보호 실제 지킨 사항 거의 없어

▲ 무주덕유산리조트 내에 설치된 곤돌라 (자료화면)

 

무주덕유산리조트가 덕유산국립공원 내에 워터파크 건설 허가를 요청하며 조건으로 내 건 자연 보존 대책이 5년째 유명무실한 상태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안이 지금에 와서 쟁점화되는 이유는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 주변의 훼손 우려 때문이다.

8일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무주리조트는 2008년 6월 덕유산국립공원 보존지원대책 협의안을 확정했다.

해당 협의안에는 곤돌라로 접근할 수 있는 ▲설천봉~향적봉 구간의 일시적 통제기간 운영 ▲아고산대 자연관찰로 조성 ▲야립간판을 통한 국립공원 관리비용 확충 등의 안이 담겨 있다.

민간 기업이 이 같은 협의안을 마련한 이유는 워터파크 건설 때문이다. 당시 무주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던 대한전선은 환경부에 공원계획변경을 요청했고, 환경부는 공원위원회를 열어 2007년 11월 워터파크 건설을 허가했다.

덕유산사무소 관계자는 "대한전선 측에서 수익성 재고를 위해 워터파크 건설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계획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며 "국립공원 내에서 대규모 개발을 하는 만큼 그 조건으로 보존 지원대책을 강구해 시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워터파크 건설 계획의 지연과 함께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협의 이행이란 '바통'은 인수권자에게로 넘어갔다.

문제는 2011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한 재계 순위 30위 부영그룹 역시 보존 대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지켜지고 있는 협의 사항은 탐방지원센터 지원과 봄철 야생조수 번식 보호 기간(14일) 동안을 곤돌라 정비 기간으로 지정, 설천봉~향적봉 구간을 통제하는 정도다.

오래된 일인데다가 워터파크 건설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설천봉~향적봉 구간의 훼손 우려에서다.

무주리조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곤돌라를 통해 덕유산 설천봉~향적봉을 찾은 탐방객은 62만명 가량이다. 이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나 통제 구간의 무분별한 출입은 경관 훼손의 위협 요인이다.

덕유산 향적봉 주변 구간의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는 외주 업체 관계자는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올 때는 일주일에 40㎏씩 나올 때도 있다"며 "전체 구간 중에서도 이 구간의 쓰레기 발생량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환경부는 공원계획 변경과 함께 무주리조트 측에 탐방객 분산을 위한 대책을 촉구했으며, 특히 아고산대 자연관찰로 조성을 통한 과밀화 해소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5년째 답보 상태다.

무주리조트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구간이라서 조성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재 자연 녹지로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덕유산사무소 관계자는 "기업이 직접 약속한 사안인만큼 자연 보전을 위해서라도 지켜야 한다"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사회적 측면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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