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전북과 충청지방에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서해안 지방에 엄청난 강풍을 몰고 와 많은 피해를 입히고 산둥반도로 올라간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진로에서 최근 한 곳에만 집중적으로 폭우를 쏟아내는 현상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기상청의 대기 관측 자료에 따르면 평년 여름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한반도를 좌우로 걸쳐 대립해 태풍이 서해안으로 쉽게 진입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중남부를 걸쳐 지나가거나 일본을 타고 동해로 빠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태풍 ‘무이파’가 진입할 때 기상청의 대기 관측 자료에 따르면 고기압과 저기압 세력이 한반도 동해안을 중심으로 상하로 대립하면서 자리를 잡고 있어 태풍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서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를 쏟아 부었던 장마전선과 이달 9일부터 전북과 충청지방에 내리고 있는 집중호우도 이러한 기압골의 대립에 의해 비구름이 정체되면서 발생하고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기상청 김회철 통보관은 “올해 평년과는 다르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을 지배하지 못하고 있어 남서 먼바다로부터의 고온다습한 대기가 남부에 위치하고 있다”며 “두 기압골이 맞닿는 지역에 비구름이 형성되고 세력이 비슷해 어느 쪽으로도 밀려나지 않고 비구름이 형성된 곳에 집중호우를 뿌리게 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렇게 정체된 비구름대 때문에 해당 지역은 집중호우가 발생하지만 그만큼 그 이외의 지역은 고온다습한 대기가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져 폭염 현상이 나타나 가까운 거리의 지역이더라도 날씨 편차가 커 예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2시 20분 현재 오전에 충청남부지역과 경상북도지방에 영향을 주었던 비구름대가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남부지방으로 남하했다.

이에 따라 11일까지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일부 지역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강수량의 남북간의 지역적인 편차가 매우 크겠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앞으로도 한 동안 이와 같은 대기의 충돌과 정체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한 두 지역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됐다.

권윤 기자 amig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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